아마추어가 홀인원… 3억짜리 名車 상품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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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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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금융 대회규정엔 못줘 “서연정에 특별상 고민 중”

아마추어 서연정(17·대원여고)이 7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 17번홀(파3·168야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이 공은 홀 3m 앞에 떨어지더니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MBC TV 화면 캡처
아마추어 서연정(17·대원여고)이 7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 17번홀(파3·168야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이 공은 홀 3m 앞에 떨어지더니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MBC TV 화면 캡처
6일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은 우승 상금 3억 원을 포함해 상금액이 12억 원에 달한다. 역대 최고 금액이다. 여기에 하나 더. 17번홀(파3·168야드)에는 최고급 명차 ‘벤틀리 콘티넨털 플라잉스퍼’를 내걸었다. 시가 2억7700만 원으로 어지간한 국내 대회 우승 상금보다 더 높은 가격이다.

7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는 벤틀리의 주인이 나올 뻔했다. 홀인원의 주인공이 아마추어 선수인 서연정(17·대원여고)이었기 때문이다. 서연정이 이 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 친 공은 홀 3m 앞에 떨어지더니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서연정은 기쁨에 젖어 있었지만 주최 측은 벤틀리 수여 여부를 두고 장고(長考)를 거듭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부터 홀인원에 한해 아마추어 선수도 부상을 받을 수 있도록 골프규칙을 개정했다. 대한골프협회(KGA)도 올해부터 이 규칙을 따른다. 작년까지는 아마추어는 상금은 물론이고 100만 원 이상의 부상을 받을 수 없게 돼 있었다.

하지만 KLPGA와 대회조직위원회가 정한 이번 대회 요강에는 ‘아마추어에게는 상금 또는 상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KGA 규칙과 대회 로컬 규칙이 충돌한 것이다. 벤틀리코리아가 든 ‘홀인원 보험’ 때문에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벤틀리코리아는 부상으로 벤틀리를 내놓으면서 한 보험사에 보험을 들었고, 이 보험사는 다른 보험사에 재보험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회 주최 측과 KLPGA, KGA, 보험사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마라톤 회의를 가졌다. 결론은 ‘벤틀리를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김광배 KLPGA 경기위원장은 “KLPGA는 KGA의 하위 기관이 아닌 별도의 기관이기 때문에 이 대회에서는 KLPGA의 경기 규칙에 따라 서연정에게 상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회 주최사인 한화금융네트워크 측은 “서연정에게 별도의 특별상을 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서연정은 홀인원 덕분에 이날 1언더파를 치면서 중간합계 이븐파 144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전날 공동 6위였던 유소연(22·한화)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2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KLPGA#벤틀리#서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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