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머릿속 ‘4할 타율-4관왕’ 아롱아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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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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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의 대기록 도전… 이승엽-박병호 넘어서야

일년에 15억 원을 받는다. 프로야구 역대 최고 연봉이다. 꿈의 4할 타율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성공하면 1982년 백인천(당시 MBC) 이후 30년 만의 대기록이다. 아내는 ‘야구 여신’이라 불린 아나운서 출신이다. 무엇 하나 부러울 게 없을 것 같은 사나이 한화 김태균(사진). 그에게도 부족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상복이다.

○ 유난히 박복한 상복

김태균은 상복 없기로 유명하다. 2008년 홈런(31개)-장타력(0.622) 2관왕이 처음이자 마지막 타격상이었다. 데뷔 3년차인 2003년에도 31홈런을 날렸지만 하필 그때 삼성 이승엽이 56홈런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박복한 상복은 2005년에도 계속됐다. 당시 그는 146안타와 100타점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쳤지만 모두 2위에 그쳤다. 최다안타는 1위 이병규(LG·9번)에게 11개 차, 타점은 서튼(당시 현대)에게 딱 2점 차로 뒤졌다. 당시 그는 기자단 투표로 뽑는 골든글러브상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역시 상복 없긴 마찬가지다. 김태균은 올 시즌 4할 타율을 오르내렸지만 한번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야구 기자단이 수여하는 월간 최우수선수(MVP)가 되지 못했다. 4, 5, 7월 꾸준히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자는 늘 다른 선수의 몫이었다. 4월엔 거포로 변신한 LG 정성훈이, 5월엔 타점제조기 박병호가, 7월엔 부활한 홈런왕 삼성 최형우가 MVP를 차지했다.

○ 이승엽과 박병호를 넘어라

그런 김태균이 올 시즌 30년 만의 4할 타율과 타격 4관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태균은 올 시즌 후반인 3일 현재 4할에 근접한 타율(0.389)을 유지하면서 최다안타(132개) 출루율(0.489) 장타력(0.581)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과 출루율 1위는 확정적이다. 2위와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표 참조)

관건은 최다안타와 장타력이다. 김태균과 최다안타 2위 이승엽(129개)의 안타 차는 불과 3개. 특히 이승엽은 1997년 타격 3관왕에 오른 이래 한번도 국내 타격 부문에서 무관에 그친 적이 없다. 최다안타는 올 시즌 이승엽이 차지할 확률이 유일하게 높은 부문이다.

장타력에선 넥센 박병호(0.571)가 김태균의 뒤를 바싹 쫓고 있다. 박병호는 2할대 타율(0.292)이지만 홈런(26개)과 2루타(28개)가 1위일 만큼 최고의 장타력을 자랑한다. 김태균이 4할 타율과 4관왕을 달성하려면 이승엽과 박병호를 뿌리쳐야 한다.

많은 걸 가졌지만 상만큼은 아쉬웠던 김태균. 그는 30년 만에 ‘4할 타율-4관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한화의 올 시즌 남은 24경기에서 그 달성 여부가 결정된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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