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사격 신화 뒤엔 체육진흥공단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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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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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銅연금 대폭 올려 올림픽 메달 다변화 이끌어 스포츠계 최대 젖줄 역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비인기종목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결실을 맺었다. 공단의 남자 펜싱 사브르 팀이 런던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사브르 대표팀 오은석 선수와 전희재 경륜경정사업본부장, 정정택 공단 이사장, 김정환 구본길 선수(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비인기종목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결실을 맺었다. 공단의 남자 펜싱 사브르 팀이 런던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사브르 대표팀 오은석 선수와 전희재 경륜경정사업본부장, 정정택 공단 이사장, 김정환 구본길 선수(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일등지상주의를 넘어 진정한 1등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정정택)은 4월 런던 올림픽 개막 100일을 맞아 획기적인 태극전사 지원책을 마련했다. 그동안 후진적인 메달 종목 집중에서 벗어나 비인기 종목 지원에도 신경을 쓰며 스포츠의 다원화를 위해 노력하던 공단이 올림픽 메달 연금 시스템에도 메스를 가한 것이다. 금메달리스트에게 집중되던 선수 연금제도를 개선해 은메달과 동메달리스트에게도 보상을 강화한 게 요점이다. 1등에만 관심이 쏟아지는 ‘1등 지상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였다.

공단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에게 연금 점수 30점을 주던 것을 70점으로 상향 조정하고 매월 지급하는 연급도 45만 원에서 75만으로 대폭 올렸다. 동메달리스트에게도 20점에서 40점으로 연금 점수를 높이고 연금도 30만 원에서 52만5000원으로 늘렸다. 그동안 금메달리스트는 연금 점수 100점에 100만 원의 연금을 받은 반면 은메달과 동메달 획득자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금을 받아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왔던 게 사실이다.

시대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런던 올림픽(7월 27일∼8월 12일)에서 금메달리스트나 은·동메달리스트도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고 패자도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다. 과거 금메달을 놓쳐 눈물을 흘리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이 종합 5위(금 13, 은 8, 동메달 7개)에 오른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스포츠가 지나친 승리지상주의를 탈피하면서 펜싱과 체조 사격 등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이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상 한국 스포츠의 패러다임이 ‘승리지상주의’에서 다양화로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20년 넘게 꾸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공단이 버티고 있다.

스포츠는 기업의 투자와 달리 꾸준히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그 결과가 1년 뒤 나올 수도 있고 10년 뒤에 안 나올 수도 있다. 1989년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공단은 한국 스포츠계의 최대 ‘젖줄’ 역할을 해왔다.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으로 체육진흥기금을 조성해 한국 스포츠 발전을 이끌고 있다. 2011년까지 체육 전반에 총 3조7887억 원을 지원했다. 올해도 런던 올림픽에만 69억 원을 지원하는 등 6875억 원을 배정했다.

특히 공단은 기업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비인기 종목에 대한 투자도 집중했다. 마라톤과 카누, 사이클, 펜싱, 다이빙, 여자축구팀을 창단해 키우고 있다. 런던 올림픽 사브르 남자 단체전에서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을 딴 김정환 오은석 구본길이 공단 소속이다. 공단은 런던 올림픽 때 사격과 펜싱을 중점 지원했는데 사격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 펜싱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가 나와 대성공을 거뒀다.

정정택 공단 이사장은 “공단의 비전은 국민 모두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관심이 가는 곳도 중요하지만 그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단은 엘리트 스포츠의 전반적인 발전과 생활체육발전 모두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지속적인 국민체육진흥기금 조성 및 지원을 위해 ‘비전 2020’을 설정하고 4대 전략 방향과 12대 전략 과제를 선정해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체육진흥공단#펜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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