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MLB 최단신’ 호세 알투베 “키는 내 인생의 걸림돌 아냐”

  • Array
  • 입력 2012년 8월 22일 10시 01분


코멘트
호세 알투베. 동아닷컴DB.
호세 알투베. 동아닷컴DB.
[동아닷컴]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주전 2루수 호세 알투베(22). 그의 이름 앞에는 늘 특별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메이저리그 최단신 선수’가 바로 그 것.

그의 신장은 165cm. 하지만 그라운드를 누비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알투베는 21일(한국 시간) 현재 타율 0.303, 5홈런, 31타점, 25도루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현재 성적도 훌륭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기까지의 과정 또한 눈부시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알투베는 16세이던 지난 2006년 휴스턴과 계약했다. 그러나 만 17세부터 프로에서 뛸 수 있다는 메이저리그 규정 때문에 2년 후인 2008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 진출 첫 해 루키리그에서 뛴 알투베는 타율 0.284의 평범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것은 알투베의 진정한 실력이 아니었다.

이듬해인 2009년 알투베는 타율 0.324, 21도루를 기록하며 루키리그 올스타에 뽑힌 것은 물론 팀내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며 시즌 중 싱글 A로 승격했다.

2010년 싱글 A에서 타율 0.308, 39도루, 11홈런으로 맹활약을 펼친 알투베는 리그 올스타에 선정됐고 시즌 중 하이 싱글 A로 승격됐다.

2011년 하이 싱글 A에서 0.408의 놀라운 타율을 기록하며 더블 A로 승격하더니 그해 7월에는 메이저리그로 콜업됐다. 트리플 A를 건너뛴 것은 물론 미국 진출 단 3년 만의 메이저리그 데뷔라는 놀라운 결과를 이뤄낸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첫 풀타임 빅리거로 활약 중인 알투베는 지난 6월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히는 기쁨까지 누렸다.

동아닷컴은 한국 언론 최초로 알투베를 미국 현지에서 만났다. 내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베네수엘라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것이 유력한 알투베는 한국과의 맞대결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호세 알투베. 동아닷컴DB.
호세 알투베. 동아닷컴DB.

다음은 알투베와의 일문일답.

-당신의 키가 165cm와 171cm로 자료가 분분하다. 정확히 키가 얼마인가?

“(웃으며) 165cm 이다.”

-작은 키 때문에 야구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나?

“전혀 그렇지 않다. 일상 생활에서도 키가 작다고 불편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 더불어 그라운드에서 야구를 할 때도 나는 내가 작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항상 다른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발도 작을 것 같은데 신발 사이즈는 어떻게 되나?

“270mm 신는다.”

-작은 키 때문에 별명이 있을 것 같은데?

“(웃으며) 어떻게 알았나. 고향에서는 작다고 사람들이 나를 ‘꼬마’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다들 그냥 내 이름 ‘호세’ 또는 ‘알투’라고 부른다.”

-트리플 A를 거치지 않고 더블 A에서 바로 메이저리그로 직행했다.

“그렇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고 본다. 당시 우리 팀 내야수에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빨리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수 있었다.”

-작년 7월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올해는 올스타에도 뽑혔다. 운이 아니라 실력 같다.

“(웃으며)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함께 야구한 친구들의 경우를 보면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것은 실력 뿐만 아니라 일정 부분 운도 따라줘야 하는 것 같다.”

-올스타전에 출전한 소감은?

“먼저 올스타에 뽑혀 매우 기뻤다. 그리고 내로라하는 스타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무척 행복했다.”

-야구는 언제 처음 시작했나?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한 건 아홉살 때 모국 베네수엘라 리틀리그에서다. 하지만 그 전에도 아버지와 함께 거의 매일 공원에 가서 야구하며 노는 걸 좋아했다.”

-그럼 어려서부터 줄곧 야구만 했나?

“그렇진 않다. 축구도 했고 탁구도 좋아했다. 그러다 16살 되던 해에 휴스턴과 계약하면서부터 야구에만 전념했다.”

-당신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로 어린 선수다. 알고 있나?

“알고 있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가 19세로 제일 어리고 내가 22세로 두 번째로 어리다.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미국에 진출한 지 단 3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비결이 무엇인가?

“항상 야구만 생각하고 야구할 때는 집중해서 남보다 더 열심히 했다. 배운 것은 늘 밤마다 정리해서 외웠고 다음날 야구할 때는 전날 배운 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시즌이 끝나면 고국 베네수엘라로 돌아가 그 곳 윈터리그에 참가한 것도 도움이 많이 됐다.”

-베네수엘라의 야구 열기는 어느 정도인가?

“베네수엘라에서 야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다.”

-형제 관계는 어떻게 되나?

“동생이 한 명 있는데 19세다. 나처럼 운동은 안하고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대학교에 다닌다.”

-지금까지 상대해본 메이저리그 투수 중 누가 가장 까다로운가?

“솔직히 말하면 메이저리그에는 상대하기 쉬운 투수가 없는 것 같다. 다 어렵다. 굳이 고르자면 로이 할러데이, 클리프 리(이상 필라델피아), 그리고 올 해 미국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텍사스) 등이 특히 어려운 것 같다.”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

“작년에 처음 빅리그에 올라왔을 때 가장 기뻤고 올해 올스타전에 출전했을 때도 기뻤다.”

-올 시즌 성적이 좋다. 특별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그런 건 없다. 늘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기여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여자친구는 있나?

“베네수엘라에 있다. 무척 보고 싶다.”

-여자친구를 매우 사랑하는 것 같은데 그녀와 결혼까지 생각하나?

“(웃으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호세 알투베. 동아닷컴DB.
호세 알투베. 동아닷컴DB.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 주로 숙소에서 쉬면서 재충전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가끔은 TV도 보고 여자친구 또는 식구들과 전화 또는 화상채팅도 한다.”

-내년에 WBC가 열린다. 베네수엘라 대표로 참가할 것인가?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참가할 것이다. 한국 야구가 무척 강하다고 알고 있다. 한국과의 경기도 기다려진다.”

-당신은 작은 키를 극복하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작은 키 때문에 상처받거나 좌절하는 청소년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신체 조건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결코 장애가 될 수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위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최선을 다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기회는 분명 찾아온다.”

-야구 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특별한 징크스가 있나?

“전혀 없다. 나는 미신을 믿지 않는다.”

-남미 출신 선수치고 영어를 잘한다. 야구와 영어 중 어느 게 더 어렵나?

“당연히 영어다. 야구는 노력하는 만큼 실력이 느는데 영어는 그렇지 않다. 정말 어렵다, 하하.”

-마지막 질문이다. 당신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잠시 생각한 뒤) 간단하게 말하면 내 삶의 모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야구와 함께 보냈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