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이 이룬 포항의 FA컵 4강행

  • Array
  • 입력 2012년 8월 2일 17시 15분


코멘트
1일 저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2 FA CUP 8강전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현대의 경기에서 포항 황진성이 후반전 2-2 상황때 역전 골을 터트린 후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포항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1일 저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2 FA CUP 8강전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현대의 경기에서 포항 황진성이 후반전 2-2 상황때 역전 골을 터트린 후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포항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결국 간절함의 차이였다. K리그 정상을 노크할 수 있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 절실함이란 작은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다.

1일 FA컵 8강전에서 ‘난적’ 전북을 펠레스코어(3-2)로 꺾은 포항이 그랬다.

전북은 올해 K리그에서 최근 15경기 무승(12승3무)을 달리며 1위를 질주하는 반면, 포항은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7위까지 처졌다. 8위 대구와 격차가 한 경기(승점 3)에 불과해 스플릿 시스템(8위 이상) 진입도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쉬운 상대는 반드시 밟고 가는 전북이지만 포항은 강팀에게 강하고, 정작 제물로 삼을 만한 팀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FA컵은 포항에 특별했다. 현실적으로 볼 때 어쩌면 올해 유일할 수 있는 타이틀이다. 그래서인지 사령탑부터 2012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유도 김재범의 인터뷰 멘트에서 따와 “‘죽기 살기’가 아닌, ‘죽기로’ 한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김재범의 말에 절대 공감할 수 있었다. 나도 현역 시절, 그 간절함이 있을 때가 있었다. 부담을 줄까봐 부러 얘기는 안 했지만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선제골 실점 후 동점과 역전. 다시 동점 이후의 재역전까지…. 마치 잘 짜인 시나리오처럼 맞아 떨어졌다. 결승골을 터뜨린 황진성도 “모두 똘똘 뭉쳤다”며 기뻐했다.

사실 전북도 이 점을 가장 경계했었다. 킥오프를 앞두고 전북 이흥실 감독대행은 “올 시즌 초까지 포항을 많이 경계했다. 하지만 상당히 안정된 스쿼드를 보유한데 반해 성적이 들쭉날쭉하다. 그래도 절박함은 포항이 많을 듯 싶다”고 우려했고, 결과가 이를 증명했다.

포항이 FA컵 정상을 노리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2008년과 2009년으로 이어진 기분 좋은 추억이다. 당시 FA컵 왕좌에 오른 포항은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포항의 전성기였다. 전북도 2005년 FA컵을 우승하고 2006년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다. 단 한 번의 승리였지만 포항의 소득은 많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