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여기는 뉴캐슬] “스위스, 느림보 포백수비가 약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7월 28일 07시 00분


홍명보-황보관 위원장의 전력 분석

제로톱 체제…제공권·패스 플레이 좋아
에메가라·메흐메디 위협적…한방 경계를


“어제 내린 눈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명장이자 차범근 SBS해설위원의 영원한 스승이기도 한 미헬스 리누스 감독이 한 말이다. 지난 일은 잊고 오늘에 충실하자는 축구계 격언으로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문구이기도 하다. 멕시코 전은 끝났다.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득점 없이 비긴 건 아쉽지만 훌훌 털어내고 스위스와 2차전(한국시간 7월30일 새벽 1시15분)을 준비할 때다. 홍 감독은 멕시코전 직후 세인트 제임스파크에 남아 김태영 수석코치와 함께 같은 조의 스위스-가봉전을 지켜봤다. 축구협회 황보관 기술위원장도 현장에서 전력을 꼼꼼히 체크했다. 스위스와 가봉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B조는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스위스전이 더욱 중요해졌다. 홍 감독과 황보 위원장의 눈으로 스위스를 분석한다.

○제공권 좋지만 발 느려

스위스는 4-3-3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한다. 가봉과 경기에서 전반에는 최전방에는 메흐메디, 좌우 측면에는 에메가라와 주버가 섰다. 스리톱은 누가 최전방 공격수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활발하게 자리바꿈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른바 요즘 유행하는 ‘제로 톱’이었다. 미드필드는 부프가 수비형 미드필더, 프라이와 호츠트라서가 앞에 서는 역삼각형 형태였다.

스위스는 전반 막판부터 밀리자 후반 들어 중원에 변화를 줬다. 호츠트라서가 내려와 부프와 더블 볼란치를 구축했다. 후반 중반 주버가 나가고 카사미가 투입돼 섀도 스트라이커로 포진하면서 프라이가 위로 올라가 스리톱의 한 축을 이뤘다.

황보 위원장은 “제로 톱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에메가라와 메흐메디가 위협적이다. 에메가라는 많이 뛰면서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다. 메흐메디는 한 방이 있다”고 평했다.

반면 스피드가 느리다는 약점도 노출됐다. 홍 감독은 “제공권이 좋고 패스를 주고받는 플레이도 뛰어나지만 빠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황보 위원장 역시 “수비 밸런스는 좋은데 포백 수비 4명 모두 발이 느리다”고 동의했다. 이날도 가봉에 번번이 공간을 허용해 위기를 맞았다.

스위스는 유럽의 신흥강호다. 한국은 역대로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유럽에 힘을 못 썼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이미 예방주사를 맞았다. 홍 감독은 “4-3-3 포메이션의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은 우리가 1월 킹스컵 전지훈련 때 두 차례나 경험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은 당시 덴마크 리그 선발과 0-0으로 비겼고, 노르웨이를 3-0으로 이겼다.

호재도 생겼다. 스위스 수비형 미드필더 부프가 가봉전 후반 막판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한국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황보 위원장은 “스위스에서 부프의 비중이 크다. 우리에겐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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