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1안타만…” 김현수의 무심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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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4일 07시 00분


두산 ‘타격기계’ 김현수는 슬럼프가 짧은 타자로 유명하다. 그는 단순한 안타 개수보다 타구의 질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사진은 김현수의 시원한 스윙 장면. 스포츠동아DB
두산 ‘타격기계’ 김현수는 슬럼프가 짧은 타자로 유명하다. 그는 단순한 안타 개수보다 타구의 질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사진은 김현수의 시원한 스윙 장면. 스포츠동아DB
타격슬럼프 없는 타격의 비법은?

“안타면 성공 타점이면 고맙고 홈런이면 하늘 뜻”
강한 타구 때린다는 생각으로 타격…욕심 버려
특타 등 노력도 한몫…송재박코치 “최고의 선수”


두산 김현수(24)는 타율 0.322, 43타점의 호성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전반기 마지막 6연전에선 타율 0.538(13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꾸준한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4월부터 7월(4월 0.356·5월 0.320·6월 0.301·7월 0.326)까지 월별 타율이 3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올 시즌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슬럼프를 보이지 않는 비결은 과연 뭘까.

○강한 타구를 때린다는 생각으로

물론 김현수도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4월 29일 잠실 KIA전부터 5월 4일 잠실 LG전까지 10타수 1안타에 그쳤고, 6월 30일 잠실 롯데전부터 7월 11일 잠실 한화전까지 30타수 5안타(타율 0.167)로 ‘타격기계’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하향곡선이 오래 가지는 않았다. 이유가 있다. 김현수는 “늘 강한 타구를 때린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선다”며 “4타수 무안타를 치더라도 타구가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뻗어나가면 괜찮지만, 4안타를 쳐도 강한 타구가 나오지 않으면 내 스스로 슬럼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몇 안타가 아닌 타구의 질을 고민하는 게 꾸준한 타격감의 비결이었다.

○안타 1개면 성공이라는 마음으로

김현수는 야구에 있어서만은 고집을 꺾지 않는다. 욕심도 많다. 그러나 1경기 목표는 의외로 소박했다. 안타 1개다. 그는 “오늘 안타 1개만 치면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며 “타점이 나오면 고마운 것이고, 홈런이면 더할 나위 없다”고 밝혔다. ‘타석에서 욕심을 부리면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못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올해 홈런을 친 다음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내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타자들은 대개 홈런을 치면 스윙이 커지고 급하게 승부하기 마련이지만, 욕심을 부리기보다 홈런을 칠 정도로 타격감이 좋은 타자와 정면승부하지 않는 투수의 습성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김현수는 12일 한화전을 앞두고 일찍 잠실구장에 나와 ‘특타’를 자청했다. 단순히 공을 많이 치기 위해서가 아닌 현재 자신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수정하기 위해서였다. 본인만의 명확한 기준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그를 향해 송재박 타격코치는 “(김)현수는 정말 좋은 타자”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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