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화순-빅터 전국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여자초등부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던 충북 청산초 여자팀. 이들의 감동 스토리는 1년이 흘러 청산중 여자팀으로 계승됐다. 화순|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지난대회 우승 청산초 선수 5명, 여중생 되어 돌아오다
女배드민턴부 창단한 청산중 유니폼 입어 신입생들 주축, 언니들과의 힘겨운 승부 “올해는 쓴맛 봤지만 2년 뒤 기적 만들것”
1년 전 여름,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여자초등부 결승전이 열리자 다른 팀 중·고교 선수들과 학부형들까지 목이 터져라 한 팀을 응원했다. 고교부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 초등부 경기였지만, 충북 청산초등학교의 사연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열띤 함성을 보냈다. 6학년 여학생이 단 11명뿐인 작은 학교, 그 중 5명으로 구성된 청산초 여자배드민턴팀이 전국 셔틀콕 유망주가 모두 모인 대회에서 믿기 어려운 감동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선수 숫자가 많아 A·B로 팀을 나눠 출전하는 학교가 많지만 6학년을 모두 모아도 다른 팀 선수보다 적은 청산초의 우승은 기적에 가까웠다. 그래서 모두 한 마음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5명의 우승 주역들은 7월 20일부터 26일까지 전남 화순에서 열리는 ‘이용대 올림픽 제패 기념 2012 화순-빅터 전국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스포츠동아·동아일보사·한국초등학교배드민턴연맹·한국중·고배드민턴연맹 주최, 전라남도배드민턴협회 주관, 대한배드민턴협회·화순군 후원)에 다시 모였다. 당시와 달라진 한 가지는 유니폼 뒤에 새겨진 글자가 청산초에서 청산중으로 바뀐 것이다. 청산중 여자선수들에게 초등학교 3∼4학년 때 처음 라켓을 쥐어주고, 4년 만에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으로 함께 정상에 올랐던 박미숙 코치가 해맑은 선수들의 뒤에 변함없이 든든하게 서있었다.
박 코치는 “청산중학교에는 남자팀만 있었다. 선수들이 모두 졸업을 앞두게 되자 청산중학교가 여자팀을 창단했고, 모두 함께 진학했다. 다른 학교에서도 몇몇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새로운 팀으로 출발했다”며 웃었다. ‘좋은 지도자가 중학교로 떠나 이제 청산초등학교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묻자 “학교가 바로 옆이다. 함께 지도하고 있다”며 다시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뿔뿔이 흩어질 수도 있었지만 다시 한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선 감동의 주인공들. 셔틀콕 유망주들에게 꿈을 주는 이 대회가 선사한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
대부분 1학년들로 구성된 신생팀. 6학년 때 이 대회 초등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고 가을철종별대회까지 팀을 우승으로 이끈 김빛나는 주로 3학년 언니들과 경기하느라 힘겨웠지만 여중부 단체전 16강 복식에서 정효진과 조를 이뤄 김제여중 이선경-한정현에 승리하기도 했다. 청산중은 여중부 단체전에서 A팀은 16강, B팀은 8강에 그쳤지만 2년 후 이들이 또 어떤 감동의 드라마를 쓸지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