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물 채운 ‘박세리 맨발투혼 연못’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4일 03시 00분


벙커로 바뀌었다 복구
5일 개막 US여자오픈, 14년 전 ‘그곳’서 열려

1998년 그리고 2012년 1998년 US여자오픈 연장 18번홀에서 박세리가 연못에 들어가 공을 
쳐내고 있다(왼쪽 사진). 이 대회에서 박세리가 우승하는 장면을 본 뒤 골프에 매달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세리 키즈’
 유소연이 5월 같은 코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물을 빼 벙커로 조성한 18번홀에서 박세리의 기운을 받겠다며 맨발 투혼을 
재현하고 있다. 이 벙커는 5일 US여자오픈 개막을 앞두고 다시 연못으로 바뀌었다. 미국골프협회 홈페이지
1998년 그리고 2012년 1998년 US여자오픈 연장 18번홀에서 박세리가 연못에 들어가 공을 쳐내고 있다(왼쪽 사진). 이 대회에서 박세리가 우승하는 장면을 본 뒤 골프에 매달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세리 키즈’ 유소연이 5월 같은 코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물을 빼 벙커로 조성한 18번홀에서 박세리의 기운을 받겠다며 맨발 투혼을 재현하고 있다. 이 벙커는 5일 US여자오픈 개막을 앞두고 다시 연못으로 바뀌었다. 미국골프협회 홈페이지
14년 만의 화려한 귀환이었다. 금의환향이라도 한 듯 주위의 관심이 그에게 집중됐다. 5일 미국 위스콘신 주 콜러의 블랙울프런GC에서 개막하는 제67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한 박세리(35·KDB금융그룹)였다. 박세리는 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 신인이던 1998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 ‘맨발 투혼’을 펼치며 생애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안았다.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시리폰과 동타를 이룬 뒤 18홀 연장전으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서든데스 방식의 두 번째 연장전 끝에 기어이 승리를 거뒀기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스무 살을 갓 넘긴 박세리는 어느새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그날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기만 하다. “14년 전의 긴장감과 설렘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어요. 정말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 많은 사람이 반겨주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5월 미디어데이 때 대회 주최 측으로부터 전세기까지 제공받은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연이어 칙사 대접을 받고 있다. 박세리가 양말을 벗고 들어갔던 18번홀 페어웨이 왼쪽 연못은 벙커로 바뀌었으나 이번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다시 물을 채웠다. 당초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는 연못 복원을 반대했으나 코스 설계자인 피트 다이와 대회 메인스폰서는 역사적인 장소라는 이유로 지난주 3일간의 작업 끝에 90cm 깊이의 연못을 조성했다. 박세리는 특별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쓰고 있다. 현지 언론은 박세리가 한국 골프 발전에 끼친 영향 등을 재조명했다. 박세리는 “1998년 우승했을 때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오기를 정말 기다렸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너무 놀랐다. 감사하고 즐거운 부담감까지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박세리를 신호탄으로 이 대회에서는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가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 유소연은 서희경과의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하며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보였다. 재미교포를 포함한 한국인(계) 선수만도 40명 이상이 출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세리#맨발투혼#US여자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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