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2] “우아한 원톱 토레스”…“삽질 그만하란 마리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6월 16일 07시 00분


두 스트라이커의 희비교차

토레스 아일랜드전 2골…‘제로톱’에 화력시위
발로텔리, 집중력 결여…크로아티아전 헛심만


유로2012에 참가중인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28·스페인)와 마리오 발로텔리(22·이탈리아)의 명암이 엇갈렸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15일 유로2012 C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각각 아일랜드와 크로아티아를 맞아 대조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스페인은 공격수 토레스가 2골을 넣는 활약에 힘입어 아일랜드를 4-0으로 대파하고 조1위(1승1무)에 올랐다. 토레스는 부활의 날갯짓을 보였다.

반면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1-1로 비겼다. 3위(2무)로 조별리그 탈락을 걱정해야 할 형국이다. 원톱으로 나선 발로텔리의 부진이 뼈아팠다. 발로텔리는 수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켰다. 19일 열리는 아일랜드와 3차전 선발 출전도 장담할 수 없다.

○‘제로톱’ 논쟁 끝낸 토레스

토레스의 활약은 눈부셨다. 토레스는 이날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아일랜드 수비수가 걷어내지 못한 공을 빼앗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간결한 볼 터치와 반 박자 빠른 슈팅이 일품. 후반 25분에는 팀의 3번째 골을 터뜨렸다. 골키퍼와 1대 1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함이 돋보였다. 스텝이 꼬이는 듯 보였지만 골키퍼를 속이는 동작이 됐다.

토레스는 이날 활약으로 부진 탈출을 알렸다. 그는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유로2012를 앞두고 스페인 델 보스케 감독의 신임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탈리아와 1차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스페인은 스트라이커를 두지 않는 ‘제로톱’ 전술을 들고 나왔다. 토레스에겐 치욕이나 다름없었다. 절치부심했다. 2골을 터뜨린 토레스는 앞으로 중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스페인이 들고 나온 제로톱 전술은 믿음직한 스트라이커 부재에 따른 것이다. 전술의 완성이기보다는 공격수 부재에 따른 대안적 성격이었다.

델 보스케 감독은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토레스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들을 완벽하게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헛심 쓴 발로텔리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발로텔리는 부진했다. 프리미어리그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13골을 기록한 모습은 온데 간 데 없었다. ‘악동’ 이미지가 강했지만, 경기력만큼은 최고의 평가를 받는 그였다.

발로텔리는 이날 4차례 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골키퍼 정면을 향하거나 골포스트를 벗어났다. 안드레아 피를로와 안토니오 카사노가 2선에서 수차례 침투패스를 연결해줬으나, 번번이 기회를 무산시켰다. 자신감이 결여됐고 심리적으로 불안해 보였다. 집중력도 떨어졌다.

이탈리아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골을 뽑아내기 위한 결정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격수로 나선 발로텔리의 분발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발로텔리에게 또 다시 기회가 찾아올 지 불투명하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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