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마다 눈물 쏙… ‘나쁜 남자’ 류현진, 삼진 93개 압도적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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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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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구종 완벽하게 구사
속수무책 당하기 일쑤

한화 류현진(사진)은 외롭다. 등판하기만 하면 팀 타선이 침묵한다. 뒤를 지켜줘야 할 수비도 불안하다. 그런데도 주변에선 그에게 기대를 건다. 결국 믿을 건 자신밖에 없다. 투수 홀로 아웃을 잡을 수 있는 건 삼진뿐이다. 류현진이 삼진에 집착하는 듯이 보이는 이유다.

류현진은 1일 현재 70이닝을 던져 삼진 93개를 기록 중이다. 이 부문 압도적 1위다. 2위 롯데 유먼(49개)과는 무려 44개 차다.

투수가 삼진을 잡고 싶다고 해도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이닝당 1.3개의 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의 삼진 비결은 바로 ‘초구 스트라이크’다. 그는 5월 31일 삼성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잡아냈다. 이날 상대한 29명의 타자 중 17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그중 12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구 스트라이크의 비결은 다양한 구종이다. 직구와 서클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4개를 섞어 던진다.

삼성전에선 1회 첫 타자 배영섭에겐 2연속 시속 140km대 강속구를 던져 플라이아웃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인 박한이에겐 110km대 커브를 연이어 꽂더니 체인지업-직구-슬라이더로 첫 삼진을 잡았다. 박한이에게 공 5개를 던지면서 이 4구종을 모두 사용했다.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수 싸움이 필요 없을 만큼 구종 4개를 완벽하게 익힌 유일한 투수”라고 했다.

류현진의 4구종 중 으뜸은 단연 직구다. 150km가 넘는 강한 공이 원하는 곳에 척척 꽂힌다.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직구를 보면 굳이 변화구를 안 던져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야구이론도 다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류현진은 공 100개를 넘게 던진 경기 후반에도 150km대 공을 뿌릴 만큼 지구력도 강하다.

투구 폼도 타자를 속이는 데 한몫한다. 하일성 KBSN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를 보면 구종에 상관없이 직구 때와 비슷한 팔 동작이 나온다. 당연히 타자가 구질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 2.57로 잘 던지면서도 2승 3패에 그치고 있다. ‘삼진왕’이란 타이틀은 그런 류현진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거리가 아닐까.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류현진#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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