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 종주국 일본에는 여자 실업팀만 해도 24개에 이른다. 국내 여자 실업팀 수(9개)의 두 배가 넘는다. 일본 여자 실업팀에서 여성 감독은 2명에 불과할 만큼 지도자를 향한 벽은 높다. 그중 한 명이 한국인이다. 교토 북부 후쿠치야마를 연고로 한 의료기기 및 서비스 업체인 와타큐 세이모아의 김경자 감독(41·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올 3월 부임한 김 감독은 선수들을 이끌고 경북 문경시민정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90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 출전했다. “경기장에서 상주 집까지 차로 10분 걸려요. 부모님과 모처럼 반갑게 만났어요.”
상주성신여중 1학년 때 유니폼에 반해 정구를 시작한 김 감독은 효성여대를 거쳐 농협에서 선수로 뛰었다. 3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1996년 동아일보 대회 단식에서 우승했던 스타 출신이다. 1997년 은퇴 후 농협에서 일반 행원으로 근무하던 그는 홀연히 희망퇴직을 한 뒤 일본 유학을 떠났다. 일본어 연수를 하다 일본 정구 대표팀 감독의 권유로 정구 코치의 길에 접어들어 용품업체 미즈노 인스트럭터로 5년 동안 일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 현재 팀에서 코치로 일한 김 감독은 “일본은 개인 성향이 강하다. 팀워크와 밝은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권위 있는 대회에 나온 만큼 승패를 떠나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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