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난 이승엽 때문에 빛을 못본 불운아”

  • Array
  • 입력 2012년 4월 30일 07시 00분


이호준. 스포츠동아DB
이호준. 스포츠동아DB
“한두 경기 반짝했다고 뭘…. 앞으로 몇 경기 더 잘 치면 몰라도….”

SK 이호준은 29일 문학구장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삼성과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였던 27일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8일 3타수 2안타로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호준은 쑥스러운지 “인터뷰는 무슨 인터뷰냐”며 손사래를 쳤다.

이때 삼성 이승엽이 1루쪽 SK 덕아웃으로 왔다. SK 어린 선수들은 지인의 부탁 때문인지 이승엽에게 사인을 받았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호준은 너털웃음을 짓더니 “내가 이승엽 때문에 예전에 큰 피해를 봤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2003년 36홈런으로 4위에 올랐는데, 그해 이승엽이 56홈런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심정수도 53홈런을 쳐 나는 완전히 묻히고 말았다. 내가 홈런 친 건 신문 1면에 나올 수도 없었다”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다음해에는 내가 타점왕을 했다. 그런데 다들 ‘이승엽이 없으니까 겨우 114타점짜리가 타점왕 하냐’고 하더라. 요즘에는 30홈런, 100타점으로도 홈런왕 하고 타점왕 해도 아무 말이 없다. 그때는 이승엽이 워낙 잘해서 그 정도는 눈에 띄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호준은 그러면서 “인생은 역시 줄을 잘 서야 한다. 앞의 임팩트가 강하면 뒷사람이 힘들어진다”며 1년 후배 이승엽을 노려(?)봤다.

문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