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과 ‘10’ 사이에서 헤매는 프로야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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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구단 NC의 내년 1군 진입, 롯데 이어 삼성-두산도 반대“10구단 힘들면 8구단 체제로”… 날선 주장 속 NC 발 동동

한국 프로야구가 ‘8’과 ‘10’ 사이에서 길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야심 차게 창단한 ‘9’구단 NC 다이노스만 애매한 처지가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NC의 1군 진입 시기를 2013년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제대로 2013년 참가를 요청하라는 게 요지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NC의 2013년 1군 진입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구단들이 적지 않다. NC의 프로야구 진입 자체를 반대했던 롯데는 물론이고 삼성과 두산 등도 반대쪽으로 돌아섰다.

이들은 NC의 경기력과 함께 홀수 구단으로 시즌을 치르는 데 대한 부작용을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창단 때는 가만히 있다가 새삼스레 지금 문제제기를 하는 것일까. 이는 10구단 문제와 맞물려 있다. 지난해 NC가 창단할 당시만 해도 9구단에 이어 10구단도 곧바로 창단될 분위기였다. 10구단 체제가 되면 다시 짝수가 되어 원활한 시즌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그렇지만 현재 10구단은 명확한 실체가 없다. 몇몇 기업이 창단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있을 뿐이다. 현행 구단들이 보기엔 이름이 거론되는 기업조차 야구단을 운영하기엔 무리인 ‘중소기업’들이다. NC나 넥센도 마음에 들지 않는 판에 ‘이들과는 같이 놀 수 없다’는 견해가 기저에 깔려 있다. 한 구단 사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오히려 8개 구단 체제로 돌아가는 게 정답일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NC만 애매한 처지에 빠졌다. 올해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는 NC는 내년 시즌 1군 진입을 목표로 60여 명의 선수들을 모았고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까지 다녀왔다. 내년까지 1년을 더 쉬게 되면 구단과 선수들이 느낄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 상황을 타개할 가장 확실한 카드는 기존 구단들이 흠을 잡을 수 없는 10구단의 창단이다. 하지만 그런 10구단을 찾기 힘들다는 게 KBO의 고민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NC다이노스#한국야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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