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앨버트로스’ 우스트히즌 준우승 그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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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585만분의 1 대기록
“뛰는 가슴 진정 힘들었다”

골프의 묘미는 푸른 초원에서 새를 잡는 데 있다고 한다. 버디, 이글, 앨버트로스를 낚는 순간은 짜릿하다. 이 가운데 정규 타수보다 3타를 적게 치는 앨버트로스(신천옹)는 가장 잡기 힘들다. 장타와 정교함에 행운까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해서다. 더블이글로 불리는 앨버트로스 확률은 585만분의 1로 알려졌다. 홀인원 확률(1만2000분의 1)보다 훨씬 어렵다. 홀인원은 행운만 따르면 장님 문고리 잡듯 나올 수 있지만 더블이글은 그것만 갖고는 어렵다.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은 마스터스 4라운드에서 내리막인 2번홀(파5·575야드)에서 253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했다. 그린 앞을 맞고 27m 정도 굴러간 공은 마치 자석이 빨아들인 듯 컵으로 사라졌다. 이 홀에서 1만9819라운드 만에 사상 처음 나온 더블이글이었다. 역대 4번째 더블이글. 주말골퍼가 버디 한 뒤 다음 홀에서 망가지면 버디 값 한다고 한다. 단번에 3타를 줄이며 2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선 우스트히즌도 그랬다. 이후 12번홀까지 보기만 2개를 해 추격의 빌미가 됐다. 우스트히즌은 “뛰는 가슴을 진정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마스터스에서 더블이글 기록자가 우승한 경우는 첫 번째 달성자인 1935년 진 세러즌이 유일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15번홀 그린 앞에는 세러즌의 다리를 놓았다. 날개를 펴면 그 길이가 2.3m에 이른다는 거구의 새 앨버트로스는 태평양을 건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스트히즌의 앨버트로스는 그린재킷을 물어다 주는 듯했지만 승리의 신은 결국 버바 왓슨의 왼팔을 들어줬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마스터스#앨버트로스#우스트히즌#버바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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