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용=4차원…그래서 4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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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0일 07시 00분


쉽지 않을 것이란 시즌 전망 속에서도 SK가 뜻 깊은 개막 2연승을 챙겼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보다도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건 두 선수 덕분이다. 왼쪽은 4번타자 안치용, 오른쪽은 선발 한 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윤희상. 스포츠동아DB
쉽지 않을 것이란 시즌 전망 속에서도 SK가 뜻 깊은 개막 2연승을 챙겼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보다도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건 두 선수 덕분이다. 왼쪽은 4번타자 안치용, 오른쪽은 선발 한 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윤희상. 스포츠동아DB
이만수의 고민을 해결한 두 남자

나쁜건 잘 잊고, 찬스땐 떨지 않고…
이감독 “안치용은 4번 체질”신뢰


투구 밸런스·상대타자 분석 열공
공부하는 윤희상 SK 선발 새희망


시즌 개막을 앞둔 SK의 2가지 아킬레스건은 4번타자와 선발투수였다. 스프링캠프 내내 SK 이만수 감독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4번타자와 선발 후보들을 시험 가동했다. 결국 안치용(33)과 윤희상(27)이 개막 2연전에서 4번타자와 선발 한자리를 꿰찼다. SK는 이들의 활약 속에 연승을 거뒀다.

○‘난세영웅’ 안치용, 4차원이라 4번타자 제격?

안치용은 3월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당시 이만수 감독은 “타격 이후 오른팔을 빨리 덮어 타구에 드라이브가 걸린다. 비거리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다”며 기술적 문제를 언급했다. 일각에선 4번 후보에서 탈락했다는 견해도 있었다. 하지만 시범경기 막판 1군에 올라와 4번에 복귀했다. 이어 개막 2연전에서 8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중심을 든든히 지켰다. 그는 “사실 2군에 내려갈 때 ‘차라리 이게 잘 됐다’ 싶었다. 타격 밸런스를 잡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4번타자가 느끼는 부담감을 자주 지적한다. 능력 있는 타자도 심리적 문제 때문에 4번에만 가면 제 몫을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안치용은 4차원이기 때문에 4번타자로서 적격”이라고 말한다. 야구에서만큼은 안치용도 ‘4차원’이라는 평을 반긴다. 그는 “앞선 타석에서 결과가 나빠도 그냥 빨리 잊어버린다. 찬스 때 떨리는 것도 별로 없는 편이다. 원래 성격이 그렇다”며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안치용은 지난 시즌 1~9번 타순을 모두 소화했는데, 4번일 때 타율이 0.412(17타수 7안타)로 가장 좋았다. 이 감독은 “당분간은 안치용을 4번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눈과 귀를 연’ 윤희상, SK 선발진 블루칩으로!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앎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윤희상은 빛이 난다. 3월 초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가 열리는 동안 그는 정우람, 박희수 등의 투구를 유심히 관찰했다. “저는 아직 투구 밸런스를 못 잡는 것 같아요. 좋은 투수들 보면서 많이 배워야죠.” 결국 윤희상은 8일 문학 KIA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가볍게 시즌 첫 승.

겨우내 눈을 크게 떴던 윤희상은 시즌 첫 등판 전날에는 귀를 열었다. 그리고 코칭스태프에게 조언을 구했다. KIA 타자들의 공격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8일 경기 초반 직구에 힘이 있었음에도 변화구를 결정구로 구사했다. 적극적으로 나온 상대는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완벽한 투구내용이었음에도 그는 또 한번 자세를 낮췄다. “아직 멀었어요. 일단 (김)광현이랑 (송)은범이 형 올 때까지 잘 버텨줘야죠.” 고난의 4월이 예상되던 SK 선발진에 희망이 움트고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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