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시대… 인삼공사, 男농구 정상 이어 女배구 통합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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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가 많이 나가는데도 날아갈 것 같네요.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건설과 맞붙어 솔직히 부담이 됐는데 고비를 잘 넘겨준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인삼공사 박삼용 감독)

프로배구 여자부 인삼공사가 창단 이후 첫 통합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인삼공사는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최종 5차전에서 현대건설을 3-1(16-25, 25-18, 25-22, 25-18)로 눌렀다. 몬타뇨가 40점을 올렸고 베테랑 장소연과 한유미가 6점씩 보탰다. 몬타뇨는 총 22표의 기자단 투표 가운데 20표(기권 2표)를 얻어 2009∼2010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인삼공사는 프로 원년인 2005시즌과 2009∼2010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2위를 했다. 인삼공사 스포츠단은 이틀 전 남자 농구팀이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여자 배구팀까지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몬타뇨가 건재했지만 4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09∼2010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가 돼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세터 김사니의 공백이 컸다. 박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울시립대 선배이자 명세터 출신인 이성희 전 GS칼텍스 감독을 수석 코치로 영입했고 이 코치의 조련을 받은 세터 한수지와 몬타뇨의 호흡이 맞아떨어지면서 최강의 팀으로 거듭났다.

‘몬타뇨의 몰빵 배구’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인삼공사의 우승에는 여자 최고령 선수인 장소연(38) 등 고참들의 활약도 큰 힘이 됐다. 박 감독은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투혼을 보여 준 장소연이 너무 고맙다.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맏언니 역할을 아주 잘해줬다. 베테랑 한유미도 자기 몫을 해줬다”고 말했다.

대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괴력녀 몬타뇨 챔프전 MVP ▼

잔류여부 아직 결정 안해

“정상을 지키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팬들에게 실망을 줄까 두렵다. 일단은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인삼공사의 통합 우승을 이끈 몬타뇨는 향후 거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다 말을 꺼냈다. 스스로 정상이라는 말을 꺼낼 정도로 몬타뇨의 이번 시즌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이 “몬타뇨 1명을 현대건설 선수 6명이 당해내지 못했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몬타뇨는 데뷔한 2009∼2010시즌에 공격상과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첫해부터 보통 외국인 선수가 아니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그는 정규시즌에 1076점을 올렸다. 여자 선수 가운데 1000득점을 넘긴 것은 몬타뇨가 역대 처음이다. 경기 수가 더 많은 남자부 삼성화재 가빈이 1112점을 올렸지만 경기 평균 득점(37.1득점 대 23.7득점)과 세트 평균 득점(9.6득점 대 9.0득점) 모두 몬타뇨가 더 많다. 몬타뇨는 지난 시즌에도 득점왕에 올랐지만 경기 평균 득점은 24.6점이었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는 약점이었던 블로킹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다른 외국인 선수와 달리 야간 개인 훈련까지 마다하지 않는 노력의 결과다. 이번 정규시즌 MVP도 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몬타뇨 전성시대’다. 몬타뇨는 “모두 열심히 했는데 내가 잘하면 팀이 이기고, 내가 못하면 진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이번 시즌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한국에서 계속 뛸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여자프로배구#인삼공사#몬타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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