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처음 일본 벽 뚫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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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평가전 4-2 꺾어A매치 첫 대결 30년만에

이병철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심판이사는 1982년 선수로 치렀던 일본과의 경기를 잊을 수 없다. 30년 전인 그해 스페인 하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에 0-25의 참패를 당했다. 그 대회는 공식적으로 일본과 치른 첫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였다.

이후에도 한국은 일본 앞에만 서면 ‘고양이 앞의 쥐’ 신세였다. 맞붙었다 하면 10점 이상 차이로 졌다. 그나마 1999년을 기점으로 스코어 차이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 1999년과 2000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 극동 지역 예선에서 각각 0-9와 0-8로 졌다. 한국이 그동안 거둔 최고 성적은 2001년 국제연맹 극동 지역 예선에서 기록한 1-1 무승부다.

그랬던 한국 아이스하키에 2012년 4월 1일은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법하다. 한국은 이날 일본 도쿄 다이도드링크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제1회 한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2차전에서 일본을 시종 몰아붙인 끝에 4-2로 이겼다. 일본과 첫 A매치를 치른 지 30년 만에 마침내 일본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한 관계자는 “1928년 한국에 아이스하키가 도입된 이래 최고의 쾌거”라고 했다.

전날 1차전에서 0-2로 패한 한국은 경기 시작 1분 21초 만에 나리사와 유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14분 48초에 김상욱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근호(이상 안양 한라)가 일본의 골네트를 가르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자신감을 찾은 한국은 2피리어드 들어 거세게 일본을 몰아붙였다. 마치 한국이 고양이가 된 듯했다. 2피리어드 시작과 함께 신상우(안양 한라)가 역전골을 터뜨렸다.

변선욱 한국 대표팀 감독은 “너무 감격스럽다. 아시아리그를 통해 한국 아이스하키가 발전한 결과다. 이달 중순 시작되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대표팀의 마크 메이헌 감독(캐나다)은 “한국 선수들은 빠르고 강했다. 한국은 충분히 이길 만한 경기를 했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도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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