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이승엽, 너무 잘 쳐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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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1일 07시 00분


삼성 류중일 감독(왼쪽)-KIA 선동열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류중일 감독(왼쪽)-KIA 선동열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전·현직 감독이 보는 이승엽 효과

실투 놓치지 않고 받아쳐 홈런 만들어
이승엽 가세로 클린업 타선에 무게감

류중일 “화끈한 공격야구 이끌어줄 것”


“항상 이상적으로 그려왔던 공격 야구의 핵은 이승엽이다.”(삼성 류중일 감독)

“이승엽으로 인해 상대 투수가 느끼는 삼성 클린업의 무게감이 달라졌다.”(KIA 선동열 감독)

삼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직 감독, 그리고 2010년까지 6년간 삼성 사령탑을 맡은 바 있어 제3자 가운데선 누구보다 그 속사정을 잘 아는 전임 감독의 진단이다. 이승엽의 가세로 삼성 타선의 짜임새와 위력이 질적으로 크게 향상됐음이 시범경기를 통해 속속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사령탑은 자신감을, 이제는 적장으로 변신한 전 사령탑은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011시즌을 앞두고 사령탑에 올라 “지키는 야구를 더 굳건히 하면서 관중이 즐길 수 있는 공격 야구를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선동열 전 감독(현 KIA 감독)이 남긴 유산인 ‘지키는 야구’에 자신의 새로운 색깔을 덧입히고 싶다는 얘기였다. 삼성은 막강 마운드를 앞세워 2011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2012년 난공불락의 투수진과 더불어 가공할 화력까지 꿈꾸고 있다.

30일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전이 비로 취소된 뒤 류 감독은 “화끈한 공격야구를 이상적으로 생각해왔다. 올 시즌 마운드와 공격에서 각각 키 플레이어는 외국인 투수 탈보트와 이승엽이다. 특히 이승엽은 (내가) 항상 이상적으로 그려왔던 공격 야구의 핵심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승엽은 한국에서 9년간 324홈런, 일본에서 8년간 159홈런을 날렸다. 한국과 일본을 더하면 개인통산 483홈런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500홈런은 명예의 전당으로 가는 보증수표로 여겨질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다. 이승엽은 특히 한국에서 시즌 56개(2003년), 일본에서 시즌 41개(2006년 요미우리)의 개인최다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금까지 한국프로야구에서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업적을 남긴 대형타자다.

한국무대에서도 홈런포를 서서히 예열시키고 있다. 29일 대구 KIA전에서 3회 좌완 박경태를 상대로 시범경기 2호 홈런을 날렸다. 박경태는 볼카운트 1-2서 몸쪽으로 바짝 붙는 강속구를 먼저 던졌다. 그리고 1-3서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슬라이더를 택했지만 몸쪽으로 살짝 몰렸고, 이승엽은 놓치지 않고 정확히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선 감독은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았다. 삼성은 분명히 이승엽 효과를 볼 것”이라며 “최형우 채태인 박석민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이승엽이 더해지면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타선에) 중량감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대구|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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