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성훈, 혹독한 수비 신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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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6일 07시 00분


서울 원정에서 수비수로 깜짝 변신한 전북 공격수 정성훈이 볼을 바라보고 있다. 상암|박화용 기자
서울 원정에서 수비수로 깜짝 변신한 전북 공격수 정성훈이 볼을 바라보고 있다. 상암|박화용 기자
볼 돌리다 뺏기고 자책골 위기까지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빅 매치가 열린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 1시간 전 스타팅 멤버가 공개됐다. 수비수 위치에 전북 정성훈의 이름이 보였다. 공격수 정성훈이 수비수로 경기에 나선 것은 2002년 프로 입단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북 이흥실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중앙수비수 4명(조성환, 임유환, 심우현, 이강진)이 모두 부상 중이다. 괜찮았던 이강진도 목에 담이 걸려 전력에서 제외됐다. 정성훈에게 어려운 부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백 라인 중앙 수비수를 맡은 정성훈은 혹독한 수비수 데뷔전을 치렀다. 전반 초반 볼을 돌리다 상대에게 빼앗겨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또 상대의 크로스를 차단하기 위해 발을 뻗었던 것이 자책골이 될 뻔했다. 정성훈의 발을 맞은 볼은 골대 안으로 향했다. 골키퍼 김민석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에 간신히 잡아냈다.

힘든 전반 45분을 보낸 정성훈은 후반 들어서는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별다른 실수 없이 안정된 45분을 보냈고, 공중 볼 경합에서는 상대를 압도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 전북이 실점하긴 했지만 정성훈의 잘못만은 아니었다.

정성훈은 “1-1 무승부로 끝났다면 괜찮을 뻔 했는데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경기 막판에 골을 허용했다. 중앙 수비수로 함께 뛰며 잘 이끌어준 (김)상식이 형하고 감독님께 죄송하다”며 미간을 찌푸린 채 버스에 올랐다.

이흥실 감독은 “개인적으로 (정)성훈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오늘 생각보다 잘 해줬다”며 “31일 대구전에서도 이강진이 복귀하지 못하면 (정)성훈이에게 다시 한번 수비수 역할을 맡길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상암|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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