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사재혁의 ‘인간승리 드라마’ 2탄 개봉박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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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의 수술… 그래도 베이징金
5번째 수술… 그리고 런던 도전

‘의지의 한국인’으로 불렸던 역도 77kg급 사재혁. 2010년 5번째 수술을 한 그는 7월 런던 올림픽에서 두 번째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사재혁이 베이징 올림픽 인상 2차 시기에서 163kg을 들어올리고 있다. 동아일보DB
‘의지의 한국인’으로 불렸던 역도 77kg급 사재혁. 2010년 5번째 수술을 한 그는 7월 런던 올림픽에서 두 번째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사재혁이 베이징 올림픽 인상 2차 시기에서 163kg을 들어올리고 있다. 동아일보DB
네 차례의 수술과 재활.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역도 77kg급에서 따낸 금메달.

이형근 역도 국가대표팀 총감독은 사재혁(27·강원도청)을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부른다. 21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이 감독은 “한두 번도 아니고, 게다가 무릎과 어깨, 손목 등 여러 부위에 칼을 댔다. 특별하고 남다른 선수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올림픽 금메달까지 딸 수 있었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인생 자체가 파란만장 그 자체인 사재혁은 인간 승리 드라마 2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무대는 7월 열리는 런던 올림픽이다.

○ 5번째 수술…또다시 오뚝이처럼

그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딴 뒤 승승장구했다. 2009년 고양 세계선수권대회 용상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5월 열린 전국남자역도선수권대회에서는 용상에서 211kg을 들어올려 비공인 세계 신기록까지 세웠다.

그런데 그해 6월 훈련 도중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느꼈다. 검진 결과 힘줄이 손상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세계선수권과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포기하고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다섯 번째 수술이었다. 재활은 더뎠다. 대회 때마다 다른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갔지만 그는 혼자 텅 빈 태릉선수촌에 남았다. 그동안 입에 대지 않았던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은퇴를 할까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가 다시 바벨을 잡게 된 계기는 그해 9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였다. 대회 1위를 차지한 티그란 마르티로시안(아르메니아)과 2위 류샤오준(중국)은 용상에서 나란히 200kg을 들었다. 사재혁은 “용상 200kg는 내가 그냥 갖고 놀던 기록이었다. 이 정도라면 한 번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운동에 집중했다.

타고난 자질에 노력까지 더해지자 거칠 것이 없었다. 불과 몇 달 되지 않아 예전의 기량을 되찾았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인상 165kg을 들어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 기록(164kg)을 경신했고, 11월 열린 파리 세계선수권에서는 합계 360kg으로 3위에 올랐다.

○ “인상 170kg만 들면 상황 끝”

사재혁은 요즘 자신이 연습 때 기록했던 최고 기록(인상 167kg, 용상 213kg)을 1kg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생각처럼 기록이 안 늘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역기를 들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란다.

런던 올림픽을 향한 각오를 묻자 그는 “‘그냥 딱 한 번만 걸려라’는 심정이에요. 인상에서 170kg이 딱 걸리는 순간 모든 상황이 끝난다고 봐야죠”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용상에서는 경쟁자들보다 훨씬 앞서기에 인상에서 다소 좋은 기록이 나오면 대회 2연패가 가능하다는 거였다.

“인상 최고 기록이 165kg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작년 전국체전에서 165kg을 들었을 때 엄청 가벼웠어요. 170kg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 있나요.”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사재혁 부상 및 수술 일지

2001년: 오른 무릎 연골 파열 수술
2003년: 왼쪽 어깨 인대 및 힘줄 손상으로 3월 수술, 11월 재수술
2005년: 오른 손목 골절 수술
2010년: 오른쪽 어깨 힘줄 손상 수술
#사재혁#역도#런던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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