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100만원 치료비 애먹던 소년, 年491억원 버는 축구계 거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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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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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잘하지만 병약하고 키가 작은 어린이였다. 리오넬 메시는 1987년 6월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태어났다. 이탈리아계 출신인 아버지는 공장에서 철강 관련 일을 하는 노동자였고 어머니는 파트타임 청소부였다.

메시는 5세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축구에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공을 찼다. 아버지가 코치로 있던 그란돌리 축구클럽에서 지내던 메시는 8세 때 뉴얼스올드보이스로 옮겼다. 축구를 잘하자 자연스레 주변의 눈에 띄었다. 메시에게 관심을 가진 이 중에는 훗날 FC 바르셀로나의 감독이 된 카를레스 렉사도 있었다.

어려서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유난히 키가 작은 그는 성장호르몬 결핍 진단을 받았다. 메시는 “8세경부터 매일 밤 다리에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았다”고 했다. 10세 때 그의 키는 127cm에 불과했다. 당시 한 달에 900달러(약 100만 원)가 드는 치료비는 너무 버거웠다. 지역 연고 팀들은 메시의 가능성을 보고 접근했다가 사정을 알고는 발을 빼기도 했다.

이때 바르셀로나의 스카우트 업무를 맡고 있던 렉사가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으로 입단할 것을 권했다. 렉사는 메시의 사정을 듣고 급히 달려온 탓에 별다른 서류를 갖추지 못해 종이 냅킨 위에 계약 내용을 적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내용 중에는 메시의 성장호르몬 결핍 치료비를 댄다는 조건도 있었다. 마침 바르셀로나의 연고지인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는 메시의 친척이 있었다. 2000년에 가족은 어린 메시의 장래를 위해 스페인 이주를 결심했다.

메시는 유소년팀에서부터 워낙 출중한 기량을 선보인 덕택에 일찍 발탁됐다. 2004년 바르셀로나 감독이던 프랑크 레이카르트는 17세의 메시를 프리메라리가에 데뷔시켰다. 2005년 5월 1일 메시는 알바세테 발롬피에를 상대로 골을 넣어 그때까지 바르셀로나 선수 중 프리메라리가 최연소 득점 기록을 세웠다.

작은 키에 능수능란한 드리블을 구사하는 그는 종종 아르헨티나의 또 다른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와 비교된다. 마라도나는 공개석상에서 “메시는 나의 후계자”라고 언급하곤 했다. 키가 작으면 신체의 무게중심이 낮아 키 큰 선수들보다 빠르고 정교한 방향 전환에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라운드에서는 나란히 ‘축구 천재’로 통하는 둘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 마라도나가 떠들썩한 결혼과 이혼, 약물 중독, 언론과의 싸움 등으로 유명세를 치른 반면 메시는 ‘축구에 영혼을 판 청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내심과 자기 절제 능력이 뛰어나다.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 풋볼’에 따르면 메시는 지난해 3300만 유로(약 491억 원)를 벌어 전 세계 축구선수 중 가장 많은 소득을 올렸다. 연봉과 각종 수입을 포함한 금액이다. 2위는 잉글랜드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LA 갤럭시)으로 3150만 유로(약 468억 원)였다.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2920만 유로(약 434억 원)를 벌어 3위에 올랐다.

메시는 2007년 ‘레오 메시 파운데이션’을 설립해 병을 앓는 아르헨티나 어린이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0년에는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로도 임명됐다.

메시는 그동안 아르헨티나의 글래머 모델 등과 염문을 뿌렸다. 최근에는 고향 출신으로 영양학을 공부하고 있는 안토네야 로쿠소 씨와 사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해외축구#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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