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학생들 농구도 잘하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선배 제러미 린의 기 받아 66년만에 NCAA 68강 진출

제러미 린(24·뉴욕 닉스)의 후배들이 일을 냈다.

린의 모교인 하버드대가 1946년 이후 66년 만에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농구 6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하버드대는 7일 NCAA 디비전1 산하 31개 콘퍼런스 중 하나인 아이비리그에서 정규시즌 우승(12승 2패)을 확정했다. 31개 콘퍼런스의 정규시즌 우승팀은 68강 토너먼트 자동진출권을 얻는다. 하버드대는 이날 2위 펜실베이니아대가 프린스턴대에 52-62로 패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프린스턴대와 정규시즌 공동 우승을 차지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며 68강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됐던 한을 푼 것이다.

하버드대는 세계적인 지도자를 배출한 아이비리그 명문이지만 스포츠에선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기량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비리그는 서부 명문 스탠퍼드대와 달리 스포츠 장학금이 없다. 입학 시에도 운동선수 경력보다는 학업 성적이 더 중요하다. 고교 유망주들이 입학에 성공해도 미국 최고 수준의 학사 기준을 통과해가며 엘리트 선수생활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4년 전 농구 명문 듀크대 출신인 토미 아마커 감독(46)이 부임하며 하버드 농구팀이 변모하기 시작했다. 아마커 감독은 현역 시절 1986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이끈 명 포인트가드 출신. 그는 ‘하버드대 학생은 농구를 못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유례없이 강도 높은 훈련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우수 신인들을 발굴하기 위해서 미국 전역을 누비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부임 초 학업 부담을 느끼며 반발했던 선수들도 공부와 농구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으며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아마커 감독은 린을 키워내기도 했다. 하버드대는 아마커 감독 부임 후 2008년 리그 7위(3승 11패), 2009년 리그 6위(6승 8패), 2010년 리그 3위(10승 4패)까지 상승한 뒤 지난해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