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아, 넌 벤치가 안 어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9일 03시 00분


오늘 운명의 쿠웨이트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서

기성용은 후반 투입할듯

천국과 나락. 한국축구가 갈림길에 섰다.

한국은 29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 3승 1무 1패(승점 10)로 레바논에 골득실에서 앞선 1위 한국은 최소한 비겨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만약 패한다면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이어온 8회 연속 본선 진출이 좌절된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4위로 96위인 쿠웨이트보다 크게 앞선다. 게다가 홈 팬들의 성원을 업고 경기할 수 있어 승산이 높은 경기다. 홈에선 2번 모두 이겼다. 하지만 역대 전적에서 8승 4무 8패로 균형을 이룬 데다 2승 2무 1패(승점 8)로 3위인 쿠웨이트가 한국을 잡으면 최종예선에 진출해 방심할 수 없는 상태다. 23일 입국한 쿠웨이트도 ‘타도 한국’을 외치며 적응훈련을 마쳤다.

이런 외적 분위기와 달리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최강희 감독은 “다들 왜 걱정인지”라며 여유가 넘친다. 한국 최고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고 18일부터 전남 영암에서 훈련해 조직력도 다듬었다. 2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도 4-2로 이겨 쿠웨이트는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 감독이 내세운 필승카드는 이동국(전북)과 박주영(아스널) 콤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골을 잡은 이동국을 원톱으로 세우고 그 밑에 처진 스트라이커로 박주영을 투입해 쿠웨이트의 수비라인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벤치를 주로 지키며 2군 리저브리그를 뛰고 있어 대표팀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 감독은 28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마지막 훈련에서 이동국과 박주영 콤비를 테스트했다. 최 감독은 훈련이 끝난 뒤 “그동안 박주영이 대표팀에서 잘 활약해 왔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활용하기로 했다. A매치 경험이 많은 박주영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A매치에서 터뜨린 27골(87경기) 중 4골을 쿠웨이트전에서 기록할 정도로 ‘쿠웨이트 킬러’로 불린다. 박주영은 최근 A매치에서 5경기 연속골(A매치 취소 1경기 포함)을 터뜨릴 만큼 대표팀 경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김두현(경찰청)이 먼저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셀틱)이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였지만 최 감독은 “18일부터 팀 훈련을 잘 소화한 김두현을 먼저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후반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포지션은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과 동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선수생활을 접은 안정환의 공식 은퇴식이 쿠웨이트전 하프타임 때 열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안정환은 A매치에서 총 71차례 출전해 17골을 기록했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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