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의 도전’ 16연승에서 멈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3일 03시 00분


우승뒤 몸도 마음도 느슨
SK에 잡혀 54일만에 패배

“마음뿐 아니라 몸도 느슨해질 때가 됐어요.”

강동희 동부 감독은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김치찌개로 점심을 들며 오랜 연승에 따른 피로감을 드러냈다. 동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원주에서 전자랜드에 패한 뒤 16경기를 치르는 동안 패하지 않았다. 이 기간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은 뒤 18일 KCC를 꺾고 역대 최다인 16연승과 시즌 42승(7패)을 달성했다. 신기록 달성에 무게를 두고 선수들을 이끌었던 강 감독도 서서히 고삐를 느슨하게 할 시점을 느끼고 있었다. “앞으로 주전들은 좀 쉬게 해줘야겠어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숨 고르기를 염두에 뒀던 강 감독에게 구단 프런트의 전갈이 왔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이날 시즌 처음으로 경기장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강 감독은 당초 빼려던 황진원까지 다시 엔트리에 넣으며 총력전에 나섰지만 우려대로 동부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다.

반면 SK는 9위라는 순위가 무색할 만큼 올 시즌 들어 최상의 경기 내용으로 동부를 91-77로 대파했다. 17연승 달성에 실패한 동부는 54일 만에 패배를 맛봤다. 강동희 감독은 “승패를 떠나 경기 초반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져 우리다운 플레이를 전혀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경기에 앞서 늘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는 SK 문경은 감독은 이날 평소와 달리 ‘열(熱)라면’을 골랐다. SK 선수들도 최근 맞대결에서 7연패의 수모를 안긴 동부를 맞아 2쿼터 한때 25점 차까지 앞서며 설욕을 향한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SK는 18승 32패로 오리온스와 공동 8위가 됐다.

SK 알렉산더 존슨은 신통치 않은 무릎에도 30득점, 15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김민수도 20점을 보탰다. SK는 5시즌 연속 15만 관중을 돌파해 기쁨이 더했다.

울산에서 LG는 7연승 중이던 모비스를 83-59로 완파하고 3연패에서 벗어나며 7위로 올라섰다. 모비스는 전자랜드와 공동 5위.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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