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20일 삼성과 두산 경기. 4-3으로 앞선 9회 등판한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손시헌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았다. 지난해 1승 47세이브, 평균자책 0.63을 거둔 오승환이 기록한 유일한 블론세이브였다. 지난해 오승환이 허용한 홈런은 단 2개. 그런데 자신에게 홈런을 친 선수에게 고맙다는 건 대체 무슨 이유일까.
21일 오릭스와의 연습경기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만난 오승환은 “당시 별 생각 없이 마운드에 올랐고 또 아무 생각 없이 초구에 직구를 던지다 일격을 당했다. 그 홈런을 통해 공 1개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오승환은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세이브를 따냈다.
오승환은 또 동기인 이대호(오릭스)에게 맞은 홈런에 얽힌 얘기도 소개했다. 오승환은 2010년 6월 16일 당시 롯데 소속이던 이대호에게 연속으로 직구만 6개를 던지다가 비거리 140m짜리 홈런을 맞았다. 오승환은 “골프공처럼 까마득하게 날아가더라. 그날 대호한테 홈런을 맞고 난 뒤 한숨도 못 자고 다음 날이 되자 팔꿈치가 아팠다. 그 길로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됐다”고 털어놨다.
때마침 이대호가 옆으로 지나가자 반갑게 인사를 나눈 오승환은 “지난해 대호와 5번 상대해 3번 안타를 맞았다. 타율로 따지면 0.600이다. 일본에서도 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오승환의 전체 피안타율은 0.140(193타수 27안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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