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하프피칭, 투수전원 견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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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3일 07시 00분


‘핵잠수함’은 본격 발진을 준비하며, 아직 시동을 걸고 있는 단계다. 그러나 김병현의 투구를 지켜 본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사진 | 스포츠코리아
‘핵잠수함’은 본격 발진을 준비하며, 아직 시동을 걸고 있는 단계다. 그러나 김병현의 투구를 지켜 본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사진 | 스포츠코리아

무덤덤한 정민태코치, BK에 반했다

내가 최고라는 건방진 철학 나와 비슷
온 몸 이용한 스로잉 스피드 기가막혀
나를 찌릿찌릿하게 만든 투수는 처음
“백문이 불여일견” 투수들에 견학 명령


“김병현(33·넥센)이 하프피칭 하는 날에는 투수들 모두 견학해.”

김병현(BK)의 컨디션이 아직 100%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의 입이 쩍 벌어졌다. 평소 과장된 표현을 잘 쓰지 않는 정 코치지만 이례적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현재까지 피칭 내용만으로도, 왜 김병현이 최고 수준의 잠수함 투수인지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 때리는 스피드 역대 최고! 투구 삼박자 완벽조화!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정 코치는 12일(한국시간) “김병현과 대화를 해보니, 역시 ‘마운드 위에서는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건방져야 한다’는 철학이 나와 비슷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기술적으로는 공을 때리는(던지는) 스로잉의 스피드가 무척 기가 막히다. 내가 역대로 본 투수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

정 코치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김병현과 같은 스로잉 속도는 ‘하체와 상체, 팔’ 삼박자의 움직임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 이런 이상적인 상태를 그는 “온몸으로 던지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그간 국내프로야구 또는 미국, 일본에서 맹활약한 한국투수들을 직접 봐왔다. 하지만 김병현처럼 나를 찌릿찌릿하게 만들고, 감동시킨 투수는 처음이다. 김병현은 한국이 낳은 내로라하는 투수 중 가장 체구가 작지(178cm) 않나. 그가 던지는 모습을 보니, 어떻게 그 작은 몸으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는지 이해가 됐다. 만약 그 밸런스에 체격조건까지 좋았다면, 과연 어떤 엄청난 공이 나왔을지 궁금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BK는 살아있는 교본, 투수들에게 견학 지시까지

김병현은 미국 스프링캠프 종료(16일) 전이나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19일 출국) 중에 하프피칭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프피칭은 투수가 불펜 마운드 위에 서서, 일어선 상태의 포수를 향해 약 70%의 힘으로 투구하는 것을 말한다. 정 코치는 “김병현은 내가 그간 투수들에게 강조했던 가장 이상적인 폼을 갖고 있다. 어차피 오버핸드나 언더핸드나 사이드암이나 온몸을 이용해야 하는 투구의 원리는 다 똑같다. 내가 백날 설명하는 것보다 투수들이 눈으로 직접 보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모든 투수들에게 김병현의 하프피칭을 견학하라고 지시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제 넥센 투수들의 피칭 교본은 BK인 셈이다. 정 코치는 “저런 투수 몇 명만 있으면 ‘코치가 별로 할 일이 없겠구나’라는 생각까지 들더라”며 웃었다. 현재 넥센 내부에선 김병현이 이르면 5월경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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