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재주 지켜보세요… 멤버 좋아 우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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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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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정상 노리는 제주 박경훈 감독

프로축구 제주의 박경훈 감독이 7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의 코스타 비스타 호텔 1층 로비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올 시즌 목표를 밝히고 있다. 나카가미=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프로축구 제주의 박경훈 감독이 7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의 코스타 비스타 호텔 1층 로비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올 시즌 목표를 밝히고 있다. 나카가미=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제주 유나이티드는 현존 K리그 프로축구팀 중 가장 오래됐다. 프로축구 출범(1983년)을 앞둔 1982년 12월 창단한 유공 코끼리가 제주의 전신이다. 최고(最古) 구단 제주의 박경훈 감독(51)을 7일 전지 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 현 나카가미에서 만났다.

“작년 성적대로면 올해는 하위 리그로 가야 한다”는 말부터 박 감독에게 건넸다. 프로축구는 올 시즌부터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한다. 16개 팀이 30라운드를 치러 이때까지의 성적으로 리그를 나눈다. 1∼8위는 상위, 9∼16위는 하위 리그에 속해 남은 31∼44라운드를 치른다. 제주는 지난해 9위였다.

박 감독은 “스플릿 시스템 도입에다 창단 30주년이어서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자신 있다. 작년 같진 않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제주가 지난해와 달라진 점으로 우선 외국인 선수 보강을 들었다. 그는 “올해는 외국인 선수를 꽉 채운 상태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팀당 외국인 선수를 3명까지 보유하고, 3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게 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국적에 한해 1명을 추가할 수 있게 해 한꺼번에 최대 4명까지 뛸 수 있다. 제주는 지난 시즌 14골로 득점 4위에 오르며 공격력을 인정받은 산토스(27)를 포함해 브라질 출신 3명과 AFC 가맹국 호주 대표를 지낸 아드리안 마다스치(30)로 4명을 채웠다. 그는 “작년에 외국인 선수가 3명 있었지만 한꺼번에 다 뛴 경기는 별로 없다. 승부처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했다.

팀 주전들을 성공적으로 교체한 것도 그가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그는 “지난해 주전과 올 시즌 예상 베스트11 중 겹치는 선수는 몇 안 된다. 준우승했던 2010년보다 전력이 더 좋아졌다”고 했다.

이런 변화를 앞세운 그가 목표로 삼은 성적은 어느 선일까. 그는 “준우승은 이미 해봤다. 팀이 우승한 지도 오래됐고…”라고 했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목표는 우승이란 얘기다. 제주는 유공 시절이던 1989년에 딱 한 번 우승했다.

박 감독은 대학 1학년 때 일찌감치 국가대표가 돼 11년간 태극마크를 달았을 만큼 현역 시절 날렸다. 1988년에는 소속 팀 포항제철을 우승으로 이끌며 리그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하지만 지도자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2007년 17세 이하 월드컵 때 대표팀 감독을 맡았지만 예선에서 탈락했다. 당시 그는 자신이 실패한 지도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감독을 영원히 못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좌절을 맛본 이듬해 그는 전주대 축구학과 교수가 됐다. 강단에 선 2년 동안 그는 축구 현장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그런 그에게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감독의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그것도 프로팀 제주 감독이었다. 안정된 교수 자리를 두고 정글 같은 승부의 세계로 돌아가려는 그를 주변에서 많이 말렸다. 하지만 그는 정글을 택했고 2009년 14위이던 제주를 부임 첫해 준우승에 올려놓으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그는 제주의 23년 만의 우승을 향해 다시 한 번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나카가미=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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