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다저스 인수전 등판… 박찬호가 중간계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31일 03시 00분


‘오말리 컨소시엄’에 투자한듯… 시장가치 최고 1조7000억원오말리와 친분 박찬호, 이랜드와 자주 접촉… ‘역할론’ 돌아

이랜드그룹이 ‘코리안 특급’ 박찬호(한화)가 전성기를 보냈던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를 품에  안을 수 있을까.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서 6차례나 우승한 전통의 명문 구단이다. 사진은 다저스의 상징물. 동아일보DB
이랜드그룹이 ‘코리안 특급’ 박찬호(한화)가 전성기를 보냈던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를 품에 안을 수 있을까.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서 6차례나 우승한 전통의 명문 구단이다. 사진은 다저스의 상징물. 동아일보DB
이랜드그룹이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복수의 인수합병(M&A)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랜드는 최근 다저스 구단 인수의향서를 냈고 27일(현지 시간) 구단 측으로부터 인수예비후보군(쇼트 리스트·short list)에 포함됐다고 통보받았다. 우선협상대상자는 4월에 발표된다. 매물로 나온 다저스의 시장가치는 약 12억∼15억 달러(약 1조3536억 원∼1조6920억 원)로 추산된다.

이랜드는 유력 컨소시엄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다저스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투자은행(IB) 임원은 “이랜드가 피터 오말리 전 다저스 구단주의 컨소시엄에 참여해 1500억∼2000억 원을 투자한 뒤 10∼15%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말리 전 구단주는 한국의 첫 메이저리거로 LA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박찬호(한화)의 결혼식에 참석할 정도로 친분이 깊다. 박찬호는 지난해 말부터 이랜드 M&A 관계자들과 자주 접촉해왔다. 이 때문에 박찬호가 이랜드의 다저스 인수전 참여에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은 자사 소유 렉싱턴 호텔에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과 관련된 컬렉션을 전시할 만큼 열렬한 야구팬이다.

이랜드는 지난해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만다리나덕 등 네 곳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사이판 퍼시픽아일랜드클럽(PIC) 리조트와 팜스 리조트를 인수하는 등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LA 다저스의 공동 구단주가 되면 이와 관련한 패션사업 등에 진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여섯 차례나 차지한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이다. 박찬호가 1994년 입단해 국내에도 친근한 팀이다. 당시 다저스 구단주였던 오말리는 1998년 3월 폭스그룹에 3억1100만 달러를 받고 구단을 팔았다. 스포츠 시장이 거대해지면서 개인이 운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폭스그룹 역시 구단 운영난에 시달리다 2004년 프랭크 매코트에게 4억3000만 달러를 받고 구단을 매각했다.

매코트는 현금 없이 부동산 담보와 차입금으로 구단을 사 ‘미국판 봉이 김선달’로 불렸다. 당시 현지 언론은 매코트가 구단의 자산 가치를 올린 뒤 되팔아 이익만 챙길 것이라며 인수를 반대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다저스 구단은 지난해 7월 28일 델라웨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매코트와 전 부인 제이미의 이혼과 재산권 분할 싸움 때문이었다. 법원은 다저스가 제출한 방안을 일단 승인한 뒤 새 주인을 찾아 왔다. 다저스는 대도시를 연고로 한 데다 구장까지 갖고 있어 인수 희망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저스 인수전에는 오말리 전 구단주뿐 아니라 조 토레 전 다저스 감독, 미국프로농구 LA 레이커스의 스타였던 매직 존슨 등이 뛰어든 상태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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