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머니” 김민우의 사모곡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1월 26일 07시 00분


임종 못지켜 눈물…“美 전훈 열심히 뛸게요”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LA로, LA에서 다시 인천국제공항으로. 하늘에서 보낸 약 15시간 동안 넥센 김민우(32·사진)의 마음은 타 들어갔다. ‘어머니…. 제발 조금만 버텨주세요.’ 하지만 그 간절한 소망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조각이 났다. 19일 오전 7시 인천국제공항. 김민우는 전화기 너머로 ‘어머니께서 1시간 전에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걸음에 달려간 경기도 안산 모 병원. 어머니 고 박영애 씨의 온화한 얼굴에는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었다. “어머니에게서 따뜻함이 느껴지니까,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게 더 안타깝더라고요. 제가 딱 1시간만 일찍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막내아들 보려고 참고 기다리신 것인데….” 김민우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역만리에 있는 동료들은 천붕의 슬픔을 겪고 주저앉은 김민우를 위로했다. 주장 강병식과 오윤은 아버지를, 이택근과 박병호는 어머니를 장례식장에 보냈다. 김성태의 형도 김민우의 어깨를 토닥였다. “저 지금까지 뒷바라지 하시느라고 고생만 하셨는데, 이제 좀 자리 잡으려고 하니까 이렇게 가시네요. 올해 환갑이셔서 생신 제대로 챙겨드리려고 했는데….”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던 막내는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21일 발인을 마친 김민우는 26일 다시 애리조나로 향한다. 왼손 엄지 부상으로 재활 중인 그는 당초 전남 강진에서 훈련하는 것도 고려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상의한 끝에 행선지를 바꿨다. “어머니께서도 제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훈련하는 것을 원하실 것 같아서요.” 김민우는 “어머니께서 나를 지켜주실 것으로 생각하고, 한번 ‘죽어본다’는 생각으로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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