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단호하게 대처하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2월 24일 07시 00분


팬 볼모 잡는 프로농구 중계 갈등

영상에 대한 모든 권리는 리그사무국에
케이블채널-중계업자 횡포는 말도 안돼


“프로농구연맹(KBL)의 태도가 중요하다.”

스포츠채널과 중계권사업자 에이클라의 싸움에 농구팬들이 희생양이 된 것을 바라보는 다른 구단사무국의 반응이다.

22일 프로농구 중계가 사전통보 없이 취소됐다. 내용인 즉, 이렇다. KBS N 스포츠와 MBC 스포츠플러스, SBS ESPN 등 케이블TV 스포츠채널이 IPTV 진입을 원했다. IPTV 가입자가 10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급속히 늘어나면서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케이블채널들이 에이클라와 중계권계약을 맺을 때 ‘IPTV로 진출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다.

스포츠채널은 숨을 죽이고 있다가 계약기간이 끝나는 시점에서 블루오션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문제는 에이클라와 사전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발생했다.

두 고래싸움의 불똥은 엉뚱하게 KBL로 튀었다. 스포츠채널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중계가 어려울 수 있다”며 KBL에 압력을 가했다. 실제 예정돼 있었던 동부-SK전, KCC-삼성전 중계는 전파를 타지 못했다.

23일부터 다시 중계가 시작됐지만 이 사태를 지켜보는 다른 리그 사무국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미 2009년 같은 문제로 케이블채널과 마찰을 빚은 적이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 한 관계자는 “프로야구의 경우 에이클라와 IB스포츠가 중계권 판매를 담당하고 있고 스포츠채널이 영상을 제작하고 있지만 ‘그림’에 대한 모든 권리는 리그사무국에 있다”며 “인터넷TV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케이블채널들이 생존을 위해 뛰어들고 있지만 당연히 ‘협의’라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중계권사업자가 제동을 건다고 무단으로 중계를 중단한다는 것은 횡포다. 스포츠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어 “비단 프로농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KBL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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