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 갈매기 둥지로… 4년 36억 롯데와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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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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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때문에 미국행 접어”

언더핸드 투수 정대현(33·전 SK·사진)으로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고 한국에 남겠다”는 내용의 e메일이 도착한 것은 13일 오후 2시경이었다. 그로부터 3시간도 안 된 오후 4시 반경 롯데는 정대현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4년간 계약금 10억 원에 연봉 5억 원, 옵션 6억 원 등 총액 36억 원. 중간계투 투수로서는 이례적인 대형 계약이다.

정대현은 2001년 SK에 입단한 뒤 477경기에 나가 32승 22패 99세이브 76홀드에 평균자책 1.93을 기록했다. 올 시즌 직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해 왔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2년간 320만 달러)이 나왔고 볼티모어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계약이 임박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7일 별다른 성과 없이 조용히 귀국하면서 한국 잔류가 예상됐다.

정대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메디컬 체크 결과 이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무릎이나 어깨, 팔꿈치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간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볼티모어에 그동안 추진했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대현은 “절대 한국 구단의 제안 때문에 흔들린 것이 아니다. 일찌감치 미국행을 선언해 어느 구단으로부터도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수준급 중간계투 투수를 원했던 롯데는 정대현이 미국에 머물고 있을 때도 안부 전화를 하며 그의 영입을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하루 전인 12일 저녁 정대현을 직접 만나 계약을 이끌어냈다.

정대현은 롯데 구단을 통해 “미국에서 힘들었는데 롯데의 적극적인 공세로 마음이 움직였다. 내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 감사하고 열정적인 팬들이 있는 야구 도시 부산에서 뛸 수 있어 행복하다. 내년 팀 우승에 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롯데는 SK에서 FA로 풀린 이승호(20번)에 이어 정대현까지 영입하며 약점으로 지적되던 불펜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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