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KCC 감독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에서 송원진 매니저에게 상대 선발 라인업이 적힌 오더 용지를 받았을 때였다. 김태형은 삼성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7순위로 뽑은 가드였다. 올 시즌 교체멤버로 간간이 출전했을 뿐이어서 허 감독에게는 낯설기만 했다. 이날 삼성은 12명 엔트리조차 채울 수 없을 만큼 선수 부상에 허덕였다. 이정석, 이규섭에 이어 신인 유망주 유성호마저 발목을 다쳐 뛸 수 없었다. 이성훈 삼성 단장은 “정형외과 병동이 된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삼성 선수들이 돌림병처럼 다치고 있는 것은 불운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비시즌 선수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상 전력으로도 상대하기 벅찬 KCC를 줄부상에 허덕이고 있는 삼성이 넘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KCC의 하승진은 최근 절정의 컨디션이다. KCC가 삼성을 최근 12연패이자 홈경기 11연패에 빠뜨리며 74-68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KCC는 16승 8패로 KT와 공동 3위를 유지했다.
7일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33점을 퍼부은 하승진은 23점을 터뜨렸다. 하승진과 호흡을 맞춘 드숀 심스는 29득점, 13리바운드.
삼성은 김승현이 복귀 후 처음 선발 출전해 첫 골맛을 보며 4득점, 5어시스트, 3가로채기를 기록해 한층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인 게 위안거리였다. 삼성은 4승 20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찰스 로드(24득점, 14리바운드)가 골밑을 지킨 KT는 고양에서 오리온스를 77-64로 누르고 3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KT는 오리온스와의 맞대결에서 12연승을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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