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전 졸전을 통해 본 조광래호 3대 문제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1월 17일 07시 00분


쌍용 없고 캡틴 박주영까지 결장 공격리듬 무너져

1. 조광래호 약점 1호는 ‘유럽파만 바라보는 축구’
2. 일본·국내파 패싱축구 실종…경기력 하향곡선
3. 젊은피 스피드·좋은 기술 갖췄지만 위기에 약해


중심 잡아줄 리더 발굴…안정적 전력 위한 인력풀 확보해야

축구계 전체가 마치 벌집 쑤신 듯 뒤숭숭하다. 조광래호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도 악화된 여론 탓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중동 2연전을 마치고 귀국한 대표팀 조광래 감독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레바논전 패배(1-2)도 패배지만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대표팀의 경기력이 바닥 모를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게 뼈아프다. 황보 위원장은 “6월 가나 평가전(2-1 승) 이후 계속 추락하고 있다. 당시 경기력을 빨리 회복해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대표팀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파의 감각이 아쉽다.

1월 아시안컵 때 선보인 지동원(선덜랜드)-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퍼포먼스는 완전히 사라졌다. 부동의 오른쪽 날개 이청용(볼턴)이 정강이 부상으로, 중원의 핵 기성용(셀틱)이 컨디션 난조로 빠지자 완전히 밸런스가 깨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캡틴 박주영(아스널)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않자 공격 리듬과 칼날이 무뎌졌다. 조광래 감독은 “결정할 수 있는 박주영과 중원 템포를 조절할 기성용이 모두 빠져 팀이 크게 흔들렸다”고 인정했다.

유럽파만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소속 팀에서 그라운드에 있는 시간보다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훨씬 긴 그들이다. 감각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다른 자원들이 제 몫을 해준 것도 아니어서 고민은 훨씬 깊다. 일본파와 국내파 모두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조광래호가 줄곧 강조해온 패싱축구는 이번 원정만 놓고 볼 때 거의 실패작에 가까웠다.

리더 부재에 따른 혼란도 문제다. 레바논 전을 보면, 위기에 몰렸을 때 이를 타개해나갈 힘이 부족했다. 중심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해성 전남 감독은 ”젊은 피는 분명 스피드와 좋은 기술을 갖췄지만 위기에 약하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경험이 부족해 안정감을 줄 리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력풀 확보가 시급하다는 견해에 따라 기술위원회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술위원회는 대표팀 인력 풀을 정해놓고, A매치 소집 때마다 해당 틀 안에서 적절히 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황보 위원장은 “40명 가량 사전 엔트리를 뽑아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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