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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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6일 07시 00분


‘키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일까. 삼성 라모스(왼쪽)의 골밑슛을 동부 윤호영이 블록슛하고 있다. 라모스는 국내 선수
 포함, KBL 최장신인 222cm. 윤호영은 이보다 25cm나 작은 197cm에 불과(?)하다. 원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키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일까. 삼성 라모스(왼쪽)의 골밑슛을 동부 윤호영이 블록슛하고 있다. 라모스는 국내 선수 포함, KBL 최장신인 222cm. 윤호영은 이보다 25cm나 작은 197cm에 불과(?)하다. 원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2점·6R·6AS 팀 리더 진가 …동부,삼성 잡고 선두질주
KGC, 적지서 KCC 5연승 저지…드디어 공동 2위 점프


한 농구관계자는 이런 얘길 한다. “농구 잘하는 선수 중에도 3종류가 있다. 스타, 에이스, 리더.” 스타는 득점을 한 뒤, 세리머니를 하며 백코트를 한다. 에이스는 결정적인 순간 골을 넣는다. 하지만 리더는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해도, 자신을 스크린 하느라 넘어진 동료를 일으켜 준다. 최강의 팀에는 언제나 리더가 있었다. 단독선두를 달리는 원주 동부의 고공비행 뒤에도 ‘에이스이자, 리더인’ 김주성(205cm)이 있다.

동부는 15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에서 김주성(22점·6리바운드·6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서울 삼성을 76-66으로 꺾었다. 박지현(15점·5어시스트)과 로드 벤슨(16점·12리바운드)은 뒤를 받쳤다. 12승2패를 기록한 동부는 1위 자리를 굳게 지켰고, 2연패의 삼성(4승10패)은 9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전주에서는 안양 KGC인삼공사가 홈팀 KCC를 77-70으로 제압하고 부산 KT와 함께 공동2위(9승5패)로 도약했다.

● 에이스 김주성

삼성 김상준 감독이 중앙대 사령탑이던 시절, 중앙대는 무적함대였다. 오세근(KGC인삼공사), 김선형(SK) 등을 주축으로 2010대학리그 전승우승의 신화를 쓰기도 했다.

김 감독은 “당시 중앙대는 프로팀과의 연습경기에서도 대등했다. 외국인선수 한 명만 있으면 프로와도 겨뤄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부와의 경기는 달랐다. 김주성이 벤치에 있으면 시소게임을 하다가도, 김주성이 코트에만 나오면 점수차가 30점 가까이 벌어졌다”고 회상했다. 공·수에서 모두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는 김주성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15일 경기에서도 초반부터 그의 활약이 빛났다. 김주성은 1·2쿼터에서만 20득점·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수비리바운드를 잡은 뒤 곧바로 속공의 마무리까지 가담하는 장면은, ‘높이’와 ‘스피드’를 겸비한 김주성의 위력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 리더 김주성

동부 진경석은 “김주성이 농구실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팀의 리더로서 자신의 소임도 다한다는 의미였다. 프로 스포츠에서는 “마음 좋은 선수치고, 운동 잘 하는 선수 없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김주성은 예외다. 진경석은 “후배들을 다독이는 역할, 팀 분위기를 이끄는 역할을 너무 잘 한다. 동기지만 나도 옆에서 배운다”고 했다. 올시즌 초반 연승을 할 때는 “분위기가 너무 떠 있다”며 앞서서 팀을 재정비하고, 회식 때는 고액 연봉 선수답게 두꺼운 지갑을 열기도 한다. 동료선수들도 자연스럽게 김주성을 따를 수밖에 없다. 이기적인 행동으로 빈축을 사는 일부 스타플레이어와 김주성의 가장 큰 차이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김주성은 에이스임과 동시에 리더다.

원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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