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200cm 오세근, 221cm 하승진을 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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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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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전쟁 완승… 12리바운드로 상대 압도
KT는 동부의 사상 첫 1라운드 전승 저지

오세근(왼쪽) 하승진(오른쪽)
오세근(왼쪽) 하승진(오른쪽)
선두 동부와 공동 2위였던 KT, KCC, 인삼공사. 상위 네 팀이 일제히 코트에 나선 2일 프로농구 2경기의 열기는 40분 내내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 오세근과 하승진의 골밑 전쟁

오세근(24)과 하승진(26)은 신구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출신. 200cm의 신인 오세근은 21cm나 더 큰 하승진의 마크맨으로 나서 스피드와 긴 팔로 장신 선배를 효율적으로 봉쇄해 공을 아예 못 잡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하승진은 2쿼터 초반 고질인 어깨 부상이 겹쳐 10분 가까이 쉰 뒤 후반 들어 코트에 나섰다. 하승진도 육중한 체구로 SK 가드 김태술과 루스볼을 다투며 몸을 날리는 등 의욕을 보였다. 둘의 대결은 경기 종료 직전 결정적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마지막 공격에 나선 하승진은 2점 뒤진 종료 5초 전 전태풍의 패스를 놓치며 인삼공사에 볼을 뺏겼다. 동점 위기를 넘긴 인삼공사는 84-8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세근은 35분을 뛰며 12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해 27분 동안 13득점, 5리바운드를 올린 하승진에게 우위를 보였다. 무엇보다 값진 승리를 쟁취한 오세근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 전창진-강동희 감독 자존심 대결

KT는 지난 정규시즌 1위로 4강에 직행했지만 동부에 패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됐다. 당시 전 감독은 경기 후 강 감독과의 악수도 피한 채 떠나 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7개월 만에 공식 경기에서 처음 만난 두 감독은 전날 부산에서 곱창전골을 저녁으로 먹으며 회포를 풀었다. 하지만 코트에서 양보는 없었다. 동부는 시즌 개막 후 8연승을 달리고 있어 사상 첫 1라운드 전승 기록을 노리고 있었다. 또 KT만 꺾으면 역대 최단 기간인 9경기 만에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도 세우게 됐다. 종전 기록은 전 감독이 동부 시절 세웠던 11경기였다.

지난 시즌 패배의 쓰라린 기억을 되살린 KT는 안방에서 동부 기록의 들러리가 될 수 없다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주전 박상오의 부상 공백까지 극복하며 똘똘 뭉친 끝에 76-68로 이겼다. 5연승을 달린 KT는 6승 3패로 인삼공사와 공동 2위를 지키며 동부를 2경기 차로 쫓았다. KT는 68-66으로 쫓긴 4쿼터 막판 로드가 4점을 내리 뽑은 뒤 조성민의 자유투로 8점 차까지 달아나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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