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숨 막히는 접전… 늘어난 번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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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에서 맞붙고 있는 롯데 양승호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웬만해선 작전을 잘 내지 않는 ‘빅볼’ 야구를 선호한다. 특히 이 대행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저는 작전 안 냅니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맡길 겁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 이런 이 대행의 야구 스타일은 전임자였던 김성근 전 감독의 ‘울트라 스몰볼’ 야구와 대비돼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19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이 대행의 번트 작전이 나왔다. SK는 1-0으로 앞선 4회말 1사 1, 3루에서 김강민에게 번트 사인을 냈다. 3루 주자가 무조건 홈으로 뛰어드는 스퀴즈 사인은 아니었다. 타자가 번트를 대는 걸 본 뒤 주자가 움직이는 작전이었다. 하지만 타자는 번트를 대지 못했고 작전에 대비해 리드 폭이 컸던 3루 주자 박정권이 협살에 걸려 아웃되면서 모처럼 나온 이 대행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 대행은 1점 차 리드가 계속되던 7회말 무사 1루 때도 박진만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저는 작전 안 냅니다”고 했던 이 대행의 이날 번트 작전을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 해답은 경기 시작 전 양승호 감독이 한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요즘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고 만족하는 팬들이 아니에요. 포스트시즌에서 맥없이 지면 욕을 더 많이 먹어요. 준우승해도 감독이 자리를 보장받지 못하잖아요.” 재미있는 경기도 좋지만 이기는 게 우선이란 얘기다. 양 감독은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나도 무사에 주자가 있을 때 강공 작전을 내기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며 “안전을 택하는 쪽으로 생각이 쏠리더라”라고 했다.

문학=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4차전에서 끝내겠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선발투수 송은범이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타선은 초반에 좀 막히기는 했지만 김강민이 승부처에서 제대로 한 방을 쳐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 이기긴 했지만 롯데가 생각보다 세밀한 야구를 해 힘든 경기를 했다. 5차전까지 가면 이기더라도 한국시리즈에서 힘들어진다. 모든 힘을 다 쏟아부어 4차전에서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
■“중심 타선이 기회 못 살려”


▽양승호 롯데 감독=타자들이 매일 잘 칠 수는 없겠지만 믿었던 중심 타선에서 기회를 못 살린 게 패인이다. 1, 2, 3회 득점 기회를 못 살려 분위기가 SK로 넘어갔다. 선두 타자가 살아나간 8회 4, 5번 타자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게 아쉽다. 투수들은 제 몫을 다했고 수비도 좋았다.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4차전에서는 송승준을 뺀 모든 투수를 투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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