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 선수가 올림픽팀 주장에 인사 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0월 5일 07시 00분


A대표 3분의 1 이상 올림픽팀 포함
사상 첫 동시소집이 빚은 낯선 풍경

■ A대표·올림픽팀 한지붕 훈련 첫 날

파주NFC 숙소 동 1층 식당에서는 4일 점심시간에 보기 드문 장면이 벌어졌다.

A대표 선수들이 점심 먹으러 내려 왔다가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올림픽 팀 선수들을 만났다. A대표 선수들은 먼저 올림픽 팀 홍명보 감독과 코치들에게 깍듯하게 인사했다.
그런데 A대표 일부가 올림픽 팀 주장 오재석(21·강원)에게도 고개를 숙이는 게 아닌가. A대표 멤버 중 3분의1 이상이 올림픽 팀에도 포함돼 있기 때문. 사상 처음 A대표와 올림픽팀이 동시에 소집돼 ‘한 지붕 두 가족’이 되는 바람에 생긴 진풍경이다.

다행히 운동장 사용은 무리가 없다. A대표가 청룡, 올림픽 팀이 백호 구장을 쓴다. 숙소도 A대표는 3층 일부와 4층 전체, 올림픽 팀은 3층이라 겹치지 않는다. A대표는 1인1실, 올림픽 팀 선수들은 2인1실이다. 미팅 룸은 A대표는 1층 강당, 올림픽 팀은 2층 회의실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식당. 식당은 규모가 커 두 대표팀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배식구가 하나뿐이라 혼잡을 피하기 위해 30분 시차를 두기로 했다. 4일 점심때는 올림픽 팀이 12시30분, A대표가 1시에 밥을 먹었다.

원래 A대표와 올림픽 팀은 식단이 조금 다르다. A대표는 신분에 걸맞게 최상급 대우를 받는다. 한 끼 당 2만5000원 수준의 식사가 제공된다. 올림픽 팀은 2만원 안팎. 메인요리는 같지만 과일이나 샐러드, 유제품 등의 가짓수가 A대표가 더 많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올림픽 팀도 A대표 수준의 식사를 하게 됐다.

협회 관계자는 “두 개 이상 대표팀이 같이 모이면 하위 대표팀이 상위 대표팀 수준의 밥을 먹는 게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공통 공간은 1층 로비와 지하 휴게실. 로비에서 동갑내기인 A대표 지동원(20·선덜랜드)과 올림픽대표 김경중(고려대)이 만나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도 보였다. 휴게실은 훈련 전 테이핑을 하거나 훈련 후 마사지를 받는 공간인 데 따로 구별을 해 놓지 않았다.

숙소나 운동장은 나뉘어 있지만 한 건물을 쓰니 두 대표 선수들이 종종 마주칠 때가 있다. 이럴 경우 ‘아우’인 올림픽 팀 선수들이 조심한다.

오재석은 “우리는 평가전이지만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있어 조심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김경중은 “홍 감독님께서 ‘A대표팀과 함께 있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 평소처럼 행동하라’고 하시면서도 ‘대표팀 선배나 코칭스태프를 만나면 항상 정중하게 인사하라’고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