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응원단 속에 있던 한국인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9월 27일 2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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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챔스리그는 아시아 대륙 최고 클럽을 가리는 대회다. 그러나 국가대항전 성격도 일부 갖고 있다. 한일 클럽이 맞붙으면 국가대표 한일전만큼은 아니어도 평소보다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 한국인이라면 K리그 클럽과 외국 팀 간 경기에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아니어도 K리그로 마음이 쏠리는 게 당연하다.

FC서울과 알 이티하드(사우디)의 챔스리그 8강 2차전이 벌어진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본부석 오른쪽 1층 관중석에 노란색 바탕, 검은색 줄무늬의 알 이티하드 유니폼을 입은 응원단이 대거 자리했다. 모두 450여명 정도 됐다. 이들은 한국에 거주하는 사우디 교민들로 자국 클럽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FC서울에서 골대 뒤편 원정 응원석 티켓 100장을 무료로 주겠다고 했는데도 이를 거절하고 1인 당 2만원하는 티켓을 직접 사서 들어왔다. 90분 내내 사우디 전통 악기를 크게 불어대며 서울 홈 응원단에 맞서 열정적인 서포팅을 선보였다.

그런데 이들 틈에 낯익은 피부색의 사람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아무리 살펴봐도 중동인은 아니었다. 바로 한국 사람들이었다.

사연이 있다. 사우디와 비즈니스 관계로 얽혀 있는 국내 몇몇 대기업들이 이런 경우 자사 직원들을 응원단으로 보내는 게 관례라고 한다. 사우디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던 소수의 한국인들. 이들은 겉으로는 알 이티하드를 응원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서울의 선전을 바라지 않았을까.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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