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승전 탄천종합운동장, 또 논두렁 잔디 될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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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6일 07시 00분


결승 보름전 ‘조용필 콘서트’ 구름관중
문제 생기면 전액 보상 각서까지 받아

성남 일화가 작년 ‘누더기 잔디’ 사태가 재현될 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성남은 10월15일 홈구장인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수원삼성과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그런데 보름 전인 10월1일 가수 조용필의 콘서트가 이곳에서 열린다. 잔디 위에 무대 세트와 관객석을 설치하면 어느 정도 잔디손상이 불가피하다. 조용필 콘서트는 세트 규모가 크고 인기가 많아 2만 명 이상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 월드컵경기장에서 조용필 콘서트를 치렀다는 관계자는 “공연 후 잔디가 많이 망가져 보식을 했었다”고 했다.

탄천종합운동장은 작년 여름 폭염과 폭우가 반복돼 잔디 뿌리가 말라버려 ‘누더기 구장’ ‘논두렁 구장’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가을에 1억5000만원을 들려 보수를 했다. 성남은 올해도 잔디가 망가져 FA컵 결승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면서도 경기장 대관이 성남시 권한이라 대 놓고 말은 못한 채 애만 태우고 있다.

다행히 올해는 성남시와 시설관리공단도 이런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우리보다 앞서 의정부 종합운동장에서 조용필 콘서트가 열렸는데 큰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만약 잔디에 문제가 생기면 전액 보상을 받기로 각서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도 “공연직전 무대를 설치하고 공연직후 바로 철거할 것이다. 올해는 대관을 최소화하는 등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탄천종합운동장 잔디에 대해 수원 윤성효 감독이 거듭 불만을 나타내 성남 신태용 감독도 불쾌함을 드러내는 등 장외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교롭게 성남의 이번 FA컵 결승 상대가 또 수원이다. 작년과 같은 촌극이 안 일어나려면 남은 기간 구단과 성남시, 시설관리공단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윤태석 기자(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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