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상철호의 시행착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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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7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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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대전 시티즌 감독. 스포츠동아DB
유상철 대전 시티즌 감독. 스포츠동아DB
사령탑 부임 3주 차. 대전 유상철 감독의 동선은 세 곳으로 한정돼 있다. “숙소와 경기장, 사우나 외에 나간 적이 없다”고 말한다.

갓 임관한 초임 장교가 소대장으로 부임하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게 바로 부대 관리. 감독도 마찬가지다. 승부조작 사태로 선수단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동안 늘 선수들과 함께 했다. 워낙 외진 곳에 있어 ‘귀곡 산장’이라 불리는 대전 선수단 숙소가 그의 거처다. 늘 제자들과 얼굴을 맞대다보니 이제 뒷모습만 보고도 “○○야”를 외칠 정도가 됐다.

노력은 이 뿐 아니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 과거 대전 경기 동영상을 돌려 보며 플레이를 분석하고, 제자의 장단점을 분석하느라 하루 서너 시간 밖에 잠을 청하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수원과 K리그 20라운드가 열린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핼쑥했다.

지휘봉을 잡은 지 불과 이틀 만에 치른 강원과 홈 대결에서 1-0으로 이겨 데뷔 전 승리의 감격을 누린 유 감독은 최근 2주 간의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실전 위주의 담금질을 했다. 대학 팀과 3차례 연습경기 결과는 2승1패. 한양대를 2-0, 우석대를 4-1로 눌렀지만 단국대에는 2-3으로 졌다.

물론 긍정적으로 봤다. 많은 실점에도 “나쁜 플레이에서 배울 수 있다”며 풀죽은 제자들을 격려했다. 대신 노력하는 자세와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 프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따끔한 말로 기 싸움도 벌였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시행착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대전은 이날 수원에 일방적인 열세를 보이며 0-4로 대패했다. “스스로 문제를 깨우치고, 상황 판단을 하는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게 유 감독의 생각이었다.

수원|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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