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라커룸 찾은 박경완 “다치지 말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6일 07시 00분


5일 문학구장 KIA 원정 라커룸. SK전 선발 등판을 앞둔 윤석민만 홀로 이른 저녁을 먹고 있을 뿐 한산했다. 잠시 후 평상복 차림의 한 건장한 남자가 목발을 짚고 라커룸으로 들어섰다. 사내는 큰 목소리로 “윤석민”을 외쳤다. 급히 고개를 돌리니 지난달 말 일본에서 오른쪽 발목 수술을 받고 재활중인 SK 박경완이었다.

황급히 인사를 하는 윤석민에게 박경완은 “넌 15승은 기본으로 할 수 있는 투수다. 올해 무조건 20승은 하겠다. 앞으로 매년 20승 이상 할 수 있다. 윤석민이면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투수”라고 덕담을 건넸다.

수줍게 웃고 있는 윤석민 옆으로 안치홍이 지나가자 박경완은 직접 불러 허벅지와 어깨, 팔 근육을 정성스럽게 주물렀다. 그리고 “치홍이는 몸이 딱딱한 편인 것 같다. 한 번 부상을 당하면 오래 가는 체질이다. 하지만 아직 젊으니까 음식, 훈련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야구 오래하려면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푸근하게 웃었다.

이후 한참 동안 KIA 라커룸에 머물며 저녁까지 함께 한 박경완은 “다치지 말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다시 목발에 의지해 집으로 향했다. 만 39세, 프로 21년차 포수. 코치급 선수라는 별명답게 상대 팀 후배들에게도 아낌없이 애정을 쏟는 마음 따뜻한 안방마님이었다.

문학 |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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