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 새미컵에서 올 시즌 일본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김경태가 우승컵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 김경태는 이 우승으로 올해 상금 선두에 올랐다. JGTO제공
이시카와 료(20)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다. 조각 같은 외모에 세련된 매너까지 갖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6세 때인 2007년 프로에 뛰어든 뒤 지난해까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9승을 거뒀을 정도로 실력도 빼어나다. 그러나 이시카와에게는 커다란 벽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의 ‘괴물’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다.
지난해까지 둘은 모두 8차례에 걸쳐 동반 라운드를 했다. 결과는 6승 1무 1패로 김경태의 압도적인 우위. 김경태는 지난해 9월 제주에서 열린 한일골프대항전 매치플레이에서 이시카와에게 7타 차 완승을 거둔 뒤 “아무래도 상대가 최고의 선수이다 보니 더 집중하게 된다. 이시카와에게 강한 것은 아마도 집중력의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마이나비 ABC챔피언십에서는 1타 차로 이시카와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일본 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올 시즌 무승에 머물던 김경태와 이시카와가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놓고 다시 만났다. 둘은 24일 일본 홋카이도의 더 노스CC(파72·7115야드)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 세가 새미컵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맞대결했다. 이번에도 승자는 김경태였다.
4타 차 선두로 라운드를 시작한 김경태는 이날도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치며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이시카와(11언더파 277타)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김경태는 우승 상금으로 2600만 엔(약 3억4800만 원)을 더해 시즌 총상금 5320만 엔(약 7억1200만 원)으로 선두에 올랐다. 전날까지 상금 1위이던 이시카와는 4493만 엔(약 6억200만 원)으로 2위로 떨어졌다.
이시카와는 대회 직후 “김경태의 플레이가 너무 훌륭해 빈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일본 투어의 타이거 우즈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2년 연속 일본 투어 상금왕을 향해 한발 더 다가선 김경태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는 3개 대회에만 출전하고도 상금 랭킹 1위(3억6487만3549원)를 달리고 있어 한일 투어 상금왕 동시 석권도 노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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