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운명의 날 D-1]MB-메르켈 내일 밤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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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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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4년 전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받은 스포트라이트를 6일 밤 누릴 수 있을까.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연차 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정상들의 유치전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정상급 지도자가 올림픽 유치전에 직접 뛰어드는 흐름은 4년 전 강원 평창과 러시아 소치가 2014년 겨울올림픽을 놓고 경합했을 때부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과테말라를 일찌감치 방문해 IOC 위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고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깜짝 등장해 영어와 프랑스어로 소치 유치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해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세계 언론은 “영어나 프랑스어를 공개석상에서 입에 담지 않았던 푸틴이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비밀 교습’을 받은 게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의 준비는 4년 전 푸틴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통령은 개최지 결정을 나흘 앞둔 2일 더반에 도착해 지원활동을 시작했고 영어 프레젠테이션도 준비 중이다.

경쟁국 정상 가운데 IOC 총회 참석 예정자는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대통령과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로 이들은 하루 전인 5일에야 남아공을 찾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 도시 안시가 경쟁에서 밀리는 탓인지 불참을 결정했다는 게 외신 보도다.

변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그럴 경우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이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해진다. 두 정상은 지난해와 올해 상대국을 서로 방문해 우의를 다졌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직후 자국의 북한대사를 불러 ‘엄중 항의’한 유일한 나라가 독일이다.

4년 전 푸틴 대통령은 경쟁에서 승리한 뒤 귀국 길에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위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 누가 위로하고, 위로받을지는 한국 시간으로 6일 밤 12시 무렵 정해진다.

한편 이 대통령은 4일 현지에서 가진 외신 합동인터뷰에서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으며, IOC의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정한 평가를 받는다면 평창이 선택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더반=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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