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리스트 현역선수 100여명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7월 4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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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수사 어디로 가나
K리그 전구단·해외파들도 연루

올 시즌 K리그에 휘몰아친 승부조작 ‘검은 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5월 말, 대전과 광주 등 일부 선수들이 컵 대회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 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6월 초 검찰이 공식 브리핑을 한 뒤 사태가 잠시 잠잠한가 싶더니 컵 대회 뿐 아니라 정규리그에서도 승부조작이 벌어진 정황이 포착되면서 선수들이 줄 소환을 당하고 있다.

검찰 리스트에 K리그 현직선수 100명의 명단이 올라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7일로 예정된 검찰의 두 번째 공식 브리핑에 앞서 이번 승부조작 사태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중간 점검해 본다.

○K리그 전 구단으로 확대

가장 충격적인 건 K리그 16개 전 구단이 승부조작 파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군 팀인 상무나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의 저 연봉 선수들이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이 조사범위를 확대하자 믿지 못할 치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재정이 탄탄한 기업구단 선수들 상당수도 거리낌 없이 승부조작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에는 억대 연봉자 심지어 전직 국가대표도 있었다.

3일 현재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선수 혹은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승부조작 사실을 묵인하거나 동조했다며 프로연맹에 자진 신고한 선수들을 보면 16개 구단에 고루 퍼져 있다.

물론 일부 선수들은 현 소속이 아닌 작년까지 뛰었던 전 소속 팀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그렇다 해도 현 소속 구단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동안 승부조작이 암암리에 K리그 전체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해외진출 가담자들 줄 소환

해외에 진출했던 승부조작 가담자들도 줄줄이 잡혀 들어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특성 상 브로커가 잡혀야 가담자가 드러나게 돼 있다. 검찰이 잡으려 하는 것도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지시한 몸통 즉 돈을 댄 전주나 브로커들이다.

이런 이유로 승부조작 파문 초기 몇몇 가담 선수들은 안심하고 있었다. 브로커격의 선수들 일부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 나가 있었기에 검찰의 수사망이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뛰던 성남 출신의 J가 1일 창원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남아시아 리그로 건너갔던 제주 출신 K도 마찬가지. 대전에서 뛰다가 중국으로 건너간 K2는 6일 입국해 바로 소환될 예정이다.

J와 K, K2는 단순 가담이 아닌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더 많은 선수들의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불법 베팅 사이트로 확대

스포츠토토 프로토에서 시작된 검찰 수사가 불법 베팅 사이트까지 확대되고 있다.

복수의 K리그 관계자들은 “창원지검이 수사 중인 승부조작 사건이 처음에는 합법적으로 발매되는 스포츠토토 대상 경기로 국한됐지만 이제는 불법 베팅 사이트와 관련한 승부조작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승부조작 2차 수사에 돌입하며 배당금이 지나치게 많이 걸려 발매가 중지된 9월16∼18일, 10월25∼27일, 11월1∼3일 등 3경기를 대상으로 집중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검찰에 소환되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불법 베팅 사이트와 연계된 승부조작 정황들을 추가로 입수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프로연맹 자진 신고자 중 상당수가 불법 베팅 사이트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모 구단 고위 관계자는 “연맹에 제출된 선수들의 진술서에 불법 베팅 사이트에 대한 내용이 많은 것으로 안다”라고 귀띔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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