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홍명보 “상암벌에 물을 주시오,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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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0일 07시 00분


윤빛가람(왼쪽)이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올림픽 예선 1차전에서 후반 김태환이 얻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시키자 동료들이 달려와 환호하고 있다. 한국은 이 골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윤빛가람(왼쪽)이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올림픽 예선 1차전에서 후반 김태환이 얻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시키자 동료들이 달려와 환호하고 있다. 한국은 이 골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볼 빨라 타이트한 수비 깨기 큰 효과

빠른 템포 ‘홍명보 축구’ 90분간 펄펄
요르단과 올림픽 2차 예선 1차전이 열린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는 평소에 비해 훨씬 촉촉했다. 이는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다. 빠른 템포와 리드미컬한 패싱 축구를 강조해온 홍 감독은 가급적 많은 물을 뿌려줄 것을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했다. 이에 경기장 시설관리공단은 킥오프 2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경기장 곳곳에 설치돼 있는 여러 대의 스프링클러를 이용, 구석구석까지 잔디를 흠뻑 적셨다.

당연히 효과는 있었다. 그라운드 물 뿌리기는 경기 감독관 승인이 있다면 경기 시작 90분 전까지 가능토록 한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어긋나지 않게 상암벌에는 정확히 30분 간 스프링클러가 작동됐다. 많은 물이 뿌려진 덕분에 초반부터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가 펼쳐졌고, 3만5000여 홈 팬들은 한껏 흥분할 수 있었다. 빠른 템포의 홍명보 축구는 90분 내내 한결 같았고, 3-1 대역전극을 일궈내 감동을 더해줬다.

2002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을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도 필드를 흠뻑 적셔줄 것을 요청해 대표팀의 유리한 경기력을 이끌어낸 바 있고, 최근 K리그에서도 많은 감독들이 “타이트한 수비를 깨기 위해 볼에 스피드를 주는 젖은 그라운드가 좋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상암 | 남장현 기자(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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