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지동원 앓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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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대표-올림픽대표-청소년대표-소속팀 모두가 러브콜

부르는 곳이 많다.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국가대표팀, 올림픽대표팀,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소속팀, 유럽 클럽팀…. ‘지동원 앓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지동원(20·전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팬들은 한없이 열광하고 감독들은 구애 공세가 거세다. 지동원은 7일 가나와의 대표팀 평가전(2-1·승)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의 결승골도 그의 헤딩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이제 약관인 그에게 무한 애정을 표시했다.

문제는 지동원이 모든 연령대 대표로 뛸 수 있는 나이라는 점. 그래서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 이광종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 정해성 전남 감독도 그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도 지동원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원하는 곳이 너무 많으니 혼란스럽다. 일단 대표팀에 집중하면서 6월 한시적으로 올림픽팀(19, 23일 요르단과의 올림픽 2차 예선)에서 뛰어야 한다. 20세 이하 대표팀 차출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 선덜랜드로의 이적에 대해서는 정해성 감독이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는 다른 팀으로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동원이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이기 때문. 최전방 공격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도 훌륭히 소화한다. 가나전에서도 좌우 측면, 중앙을 오가며 폭넓은 활동량을 보였다. 187cm의 장신으로 헤딩은 물론 발기술도 좋다. 머리도 좋아 지능적인 플레이를 한다. 조 감독은 “지동원은 아주 영리한 선수다. 현대 축구의 흐름에 잘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훈 제주 감독도 “위치 선정이 좋고 나이답지 않게 문전에서 침착하다”고 평가했다.

지동원은 “이렇게 큰 관심을 받아 얼떨떨하다.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기사가 날 때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7월이 되면 지동원 쟁탈전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0세 이하 월드컵(7월)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9월), 올림픽 3차 예선(9월)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축구는 걸출한 신예의 등장에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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