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철벽 주키치 함락시킨 ‘맏형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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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일 07시 00분


LG전 3안타 2득점 1타점 불꽃
9번타순서 노련하게 공격 물꼬
KIA 선두권 도약 새희망 우뚝

이종범.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이종범. 사진제공=KIA타이거즈
KIA 조범현 감독은 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상대 선발투수인 주키치의 성향과 공의 특징, 수비능력 등 장단점에 대해 기자들에게 꼬치꼬치 질문했다. 기자들이 감독을 취재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이 기자들을 상대로 취재에 들어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조 감독은 선수 분석 분야의 대가로 꼽힌다. 또한 주키치에 대해 이미 비디오와 자료로 충분히 분석했을 게 틀림없다. 그럼에도 조 감독이 정보를 하나라도 더 빼내려고 한 것은, KIA가 이날 주키치를 처음 상대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주키치는 최근 LG 투수 중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자랑하고 있었다.

조 감독은 고민 끝에 라인업을 작성해 넘겼다. 가장 눈에 띈 것은 9번타자에 이종범(41)이 포진한 점. 이종범이 선발출장 명단에 포함된 것은 지난달 25일 목동 넥센전 이후 정확히 일주일(6경기) 만이었다. 처음 상대하는 좌완투수 주키치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경험 많은 이종범이 필요하다는 의중이었다.

이종범 선발카드는 적중했다. KIA는 3회초 2사까지 8명의 타자가 나섰지만 삼진 2개를 포함해 무안타로 헤맸다. 좀처럼 공략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역시 이종범이었다. 3회초 2사후 주키치의 바깥쪽 공을 기술적으로 잡아당겨 유격수와 좌익수 중간에 떨어뜨리는 안타를 생산했다. 만들어낸 안타나 다름없었다. ‘맏형’이 철벽같던 주키치의 틈을 찾아내자 이용규의 2루타와 김선빈의 2타점 적시타가 연이어 터져 KIA는 2-0 리드를 잡았다.

LG가 1점을 따라붙어 2-1로 쫓긴 상황에서 맞이한 5회초. 이종범은 선두타자로 나서 우익선상 2루타를 날렸다. 이용규의 희생번트 후 김선빈의 적시타에 팀의 3번째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4-1로 앞선 6회초에는 2사 2루서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한때는 ‘바람의 아들’로 불렸지만, 이젠 팀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해야하는 ‘맏형’. 그는 이날 공격의 물꼬를 트고, 해결사로 나서면서 팀의 6-1 승리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이종범은 그동안 부진했다. 목근육통으로 5월 7일 1군 엔트리에서 빠져 19일에 다시 등록됐지만, 좀처럼 타격감은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맹타를 휘두르면서 호랑이 타선에 불을 지피는 값진 활약을 펼쳤다.

이종범은 경기 후 “선발투수인 주키치가 유인구가 좋기 때문에 최대한 공을 오래 보려고 했다. 단타든 볼넷이든 무조건 살아나가려고 했는데 안타 때마다 득점이 되면서 좋은 흐름으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었다”면서 “(서)재응이가 좋은 투구를 했는데 승리를 안겨줘 기쁘다. 목근육통으로 엔트리에 빠진 이후 계속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잠실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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