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2년을 기다렸다…메시 각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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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7시 00분


■ 맨유 vs 바르샤…29일 새벽 챔스리그 결승전 관전포인트

2년전 결승 선발 뛰었지만 완패
3년전엔 벤치서 팀 우승 지켜봐
세번째 찾아온 기회 한풀이 별러
중원·벤치, 자존심 전쟁도 볼만
‘스타워즈 시즌2’ 지구촌이 후끈

‘꿈의 무대’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29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주인공은 맨체스터 유나이드(잉글랜드)와 바르셀로나(스페인)다. 우승컵 ‘빅이어’를 각 3번씩 들어올린 맨유와 바르셀로나의 경기는 별들의 전쟁이다. 2년 전 이탈리아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격돌했던 스타들이 다시 만나 진검승부를 펼친다. 전 세계 축구팬들은 ‘스타워즈 시즌2’ 개봉에 흥분하고 있다.

● 박지성과 챔스리그 결승

2008년 5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맨유 박지성(30)은 첼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일 큰 충격에 빠졌다. 경기시작 1시간30분 전 발표된 출전명단에 이름이 빠져 있었다.

박지성은 AS로마와 8강 1,2차전, 바르셀로나와 4강 1,2차전 모두 풀타임을 뛰며 극찬을 받았다. 결승전 출전은 당연한 듯 보였다. 경기 전날까지 외신도 박지성의 선발을 점쳤다.

그러나 선발은커녕 18명의 출전 엔트리에도 못 들었다. 박지성은 트레이닝복 대신 정장 차림으로 팀의 우승을 지켜봤다.

맨유가 우승을 했지만, 박지성은 뿔이 났다. 박지성은 평소 출전 여부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지만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 인터뷰도 거부했다.

만회의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1년 뒤인 2009년, 맨유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바르셀로나와 챔스리그 결승전을 치렀다. 박지성은 선발 출전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은 보이지 못한 채 후반 21분, 베르바토프와 교체됐다. 맨유는 0-2로 패했다.

박지성은 맨유 입단 후 수 많은 우승 메달과 트로피를 거머쥐었지만 챔스리그 우승에 대해서는 환희의 기억이 없다.

세 번째 도전. 박지성은 이번만큼은 기라성 같은 스타플레이어 사이에서 자신의 가치를 뚜렷하게 증명하고 우승컵까지 품에 안겠다는 각오다.

● 미드필드 전쟁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클럽 바르셀로나. 그 힘은 허리에 있다. 사비,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로 이루어진 미드필드진은 최강이다. 맨유 중앙수비수 리오 퍼디난드는 “메시를 막으면 사비가 나오고, 사비를 막으면 이니에스타가 나온다”고 말할 정도로 봉쇄하기 쉽지 않은 상대라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들 이외에도 마스체라노, 부스케츠, 케이타 등 세계 정상급 미드필더들이 즐비하다.

맨유가 이들에게 대항할 미드필드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맨유도 바르셀로나 선수들 못지않은 역량을 가진 미드필더를 보유하고 있다. 백전노장 라이언 긱스를 비롯해 박지성, 나니, 발렌시아, 안데르손, 캐릭, 플래처, 스콜스 등이 버티고 있다. 퍼거슨 감독이 이들 가운데 누굴 먼저 선택할지가 뜨거운 감자다.

특히 수비능력과 활동량에서 팀 내 최고로 평가받는 박지성을 어떤 포지션에, 어떤 역할로 기용할지 궁금하다. 퍼거슨 감독은 25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박지성의 활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영국 언론들은 리오넬 메시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박지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지성은 맨유에 입단한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8골6도움으로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렇기 때문에 박지성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 퍼거슨과 과르디올라의 두뇌싸움

세계적인 명장 맨유 퍼거슨 감독과 떠오르는 샛별 바르셀로나의 조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2번째 지략대결을 앞두고 있다. 첫 번째 대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겼다. 2009∼2010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초짜에 불과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퍼거슨 감독에게 패배를 안기며 팀을 유럽 정상에 올려놓았다. 퍼거슨 감독은 2년 만에 설욕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그는 “지금의 바르셀로나는 2년 전보다 강한 팀이 됐다”고 인정하면서도 “바르셀로나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맨유와 바르셀로나는 2010∼2011시즌 자국리그에서 우승을 달성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 2개의 우승컵을 안게 된다. ‘더블’을 향해 퍼거슨 감독과 과르디올라 감독의 머리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 진검승부

맨유와 바르셀로나의 이번 대결은 진검승부다. 역대 맞대결 전적에서 두 팀은 3승4무3패로 팽팽하다. 또 최근 4년간 가진 UEFA 챔피언스리그 대결에서 두 팀은 1승1무1패다. 2007∼2008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맨유는 바르셀로나를 1승1무로 누르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가 맨유를 꺾고, 우승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두 팀간 우열이 가려질 전망이어서 ‘제대로 된 승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고 있는 두 팀 선수들은 시즌 마지막 경기인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필승의 각오를 보이고 있다. 경기 후 우승메달을 목에 걸고 ‘빅이어’와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는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최용석 기자 (트위터 @gtyong11)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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