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 피하기…KBO 절묘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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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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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일 총재대행 체제의 숨은 뜻

한국야구위원회(KBO) 2011년도 제4차 이17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정치권의 외압소나기를 피해갈 시간을 벌었다. 총재직무대행으로 선출된 이용일(80) KBO 초대 사무총장은 “비즈니스마인드와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총재후보들을 놓고,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임진환 기자 (트위터@binyfafa) photolim@donga.com
한국야구위원회(KBO) 2011년도 제4차 이17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정치권의 외압소나기를 피해갈 시간을 벌었다. 총재직무대행으로 선출된 이용일(80) KBO 초대 사무총장은 “비즈니스마인드와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총재후보들을 놓고,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임진환 기자 (트위터@binyfafa) photolim@donga.com
이사회 “총재 고문 중 모시자” 공감대
신망 두터운 이 前총장 만장일치 선출
“일단 신재민 전차관 영입엔 제동 걸려”
한국야구위원회(KB0) 이사회가 정치권의 입김을 절묘하게 피하면서 유능하고 적합한 총재선출을 위한 시간도 버는 최선의 카드를 선택했다. 이용일(80) KBO 초대 사무총장이 17일 KBO 총재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

엔씨소프트를 포함한 프로야구 9개 구단(불참 넥센은 사무총장에 위임, 한화는 기권) 사장과 KBO 이상일 사무총장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초대 사무총장에게 총재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의견을 모았다.유영구 전 총재가 이달 초 사임한 이후 그동안 일부 구단은 신재민 전 문화관광체육부 차관을 KBO 수장으로 영입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이사회는 후임 총재 후보에 대한 의견 개진 대신 현재 KBO 고문인 이 초대 사무총장에게 만장일치로 직무대행을 맡기는 것으로 결론 났다.

○직무대행 카드, 어떻게 나왔나


이사회 개시 직후 이상일 사무총장에게 직무대행을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 총장이 완곡히 고사했고 이 과정에서 한 구단 사장이 “총재 고문 중 한 분을 직무대행으로 모시자”는 의견을 개진하면서 ‘이용일 총재 직무대행’ 카드가 전격적으로 탄생했다. 야구인 출신으로 신망이 두텁고 중립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 총재 직무대행으로 뜻이 모아졌다. 신재민 전 차관을 옹립하려는 일부 구단을 제외하고 이사진의 대부분이 정치권 낙하산 인사에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현 정권의 실세에 대해 대놓고 반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절묘한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이사회에서 총재 고문 중 한 분을 직무대행으로 모시는 게 좋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아직 추후 이사회 일정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 직무대행은 조속한 시일 내에 보선 절차를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직무대행은 새 총재를 뽑는 일에 초점을 맞춰 일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무대행체제, 언제까지 갈까

정관에 ‘직무대행자는 조속한 시일 내 총재 보선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후임 총재 선출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구단의 신 전차관 옹립 움직임에 따른 ‘정치권 낙하산설’이 대두되는 등 전반적인 여론이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 그러면서 여론의 질타를 두려워한 몇몇 구단이 이번 이사회에서 후임 총재 후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 관계자가 익명을 전제로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신 전 차관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은 일단 제동이 걸렸다고 봐야하지 않겠느냐”면서 “그렇다고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도 아닐 것”이라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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